살쪄서 몰라보게 오동통해진 호랑이의 모습 / 人民网
야생에서 호랑이는 백수의 왕이자, 날렵하고 탄탄한 근육질 몸매를 자랑하는 용맹함의 상징입니다.
하지만 여기, 사육사가 주는 먹이를 아무 생각 없이 받아먹다가 자기 자신도 모르게 몸이 불어나버려 왕의 위엄을 잃어버린 안타까운 호랑이가 있습니다.
분명 몇 해 전만 하더라도 호랑이는 눈부신 줄무늬와 강인한 발톱을 가진 위풍당당한 모습이었는데, 어느새 온몸이 오동통한 '돼랑이'로 변해버리고 말았습니다.
혹독한 추위를 견뎌야 하는 시베리아 호랑이의 숙명이라지만, 이처럼 과도하게 살이 찐 모습은 보는 이들에게 놀라움과 함께 씁쓸한 안타까움을 자아냅니다.
살쪄서 몰라보게 오동통해진 호랑이의 모습 / 人民网
이 충격적인 모습은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시에 위치한 동북호림원(東北虎林園)에서 공개되어 전 세계적으로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공개된 사진 속 호랑이는 원래의 날렵함은 온데간데없고, 두툼한 허리살은 물론이고 축 늘어진 뱃살이 땅바닥에 거의 닿을 지경입니다.
녀석들은 거대한 몸집 때문에 움직이는 것조차 힘이 드는지, 하루의 대부분을 차가운 바닥에 축 늘어져 누운 채로 보내고 있었습니다.
육중한 몸을 일으키려 포효 대신 깊은 한숨만 내쉬는 듯한 그 모습은, 보는 이들에게 깊은 연민을 느끼게 합니다.
살쪄서 몰라보게 오동통해진 호랑이의 모습 / 人民网
도대체 이 위대한 맹수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요. 왜 호랑이는 이렇게 무거운 몸을 갖게 된 것일까요.
단순히 식탐 때문이라고 하기에는, 야생의 본능을 잃고 만성적인 무기력에 빠진 듯한 호랑이들의 모습이 너무나 슬프게 느껴집니다.
야생에서 치열하게 사냥하며 생존해야 했을 그들이, 철창 안에 갇힌 채 자신을 지탱하는 근육조차 잃어버린 모습은 우리에게 동물 복지에 대한 깊은 고민을 던져줍니다.
살쪄서 몰라보게 오동통해진 호랑이의 모습 / 人民网
살쪄서 몰라보게 오동통해진 호랑이의 모습 / 人民网
용맹스럽고 위엄 넘치던 모습은 사라지고, 하루하루 무기력하게 누워 지내는 오동통한 모습. 동북호림원 측은 "이들이 겨울을 나기 위해 살을 찌운 것도 있으나, 현재는 꾸준히 체중 감량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다행히도 체중이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는 소식에 가슴을 쓸어내립니다.
자신이 잃어버린 야생의 본능과 날렵함을 되찾으려 느릿하게나마 노력하는 호랑이의 모습은, 슬프지만 동시에 작은 희망과 감동을 안겨줍니다.
부디 이 백수의 왕들이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와, 철창 속에서도 당당한 위엄을 되찾을 수 있기를 간절히 응원해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