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밥을 누가 먹었을까? 개구멍으로 몰래 잠입한 밥 도둑의 귀여운 정체

BY 장영훈 기자
2025.12.19 06:23

애니멀플래닛사라진 고양이 밥그릇의 비밀 / instagram_@pawsofmischief_loki


어느날부터 고양이 밥그릇이 너무 빨리 비는 이상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고양이라고 해도 이렇게까지 밥을 빨리 비우지 않는데 도대체 이게 어떻게 된 영문일까.


혹시 고양이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고양이의 밥을 몰래 먹어 치워버리는 것은 아니었을까. 그렇다면 범인은 과연 누구일까요.


사연은 이렇습니다. 집사 아미야 카민스키(Amiya Kaminski) 씨와 그녀의 남자친구 트래비스 앤젤(Travis Angell) 씨는 두 달 전부터 차고에 두었던 고양이 밥그릇이 너무 빨리 비는 이상한 일을 발견했습니다.


평소 느긋하게 밥을 먹는 고양이 모모(Momo)가 혼자서 몇 시간 만에 그 많은 밥을 다 먹었을 리는 없었습니다. 이들 커플은 범인이 누군지 짐작은 했지만 증거를 잡기 위해 잠복 작전을 펼치기로 했죠.


애니멀플래닛사라진 고양이 밥그릇의 비밀 / instagram_@pawsofmischief_loki


집에는 고양이 모모 이외에 호주 캐틀 도그 베일리(Bailey)와 호주 셰퍼드 로키(Loki) 두 강아지가 있었습니다. 나이가 많은 강아지 베일리는 얌전했지만 장난꾸러기 로키는 달랐는데요.


집사 아미야 씨는 "강아지 로키는 주로 가만히 쉬고 싶어 하는 고양이 모모와 강아지 베일리를 괴롭히는 걸 좋아해요"라고 말했습니다.


커플은 출근 전 아침에 평소와 다를 바 없이 고양이 모모의 밥그릇을 채워 놓았습니다. 그런데 유독 남자친구 앤젤 씨가 잠시 외출했다가 오후에 돌아오면 고양이 모모의 밥그릇은 깨끗하게 비워져 있었죠.


모든 증거가 강아지 로키를 가리키고 있었지만 현장 증거가 필요했습니다. 이들 커플은 거실에 있는 반려동물 카메라를 차고 문 쪽으로 돌려놓고 차를 타고 외출하는 척했습니다.


애니멀플래닛사라진 고양이 밥그릇의 비밀 / instagram_@pawsofmischief_loki


휴대폰으로 실시간 영상을 지켜본 것인데요. 커플은 즉시 차를 돌려 현관으로 돌아왔습니다.


강아지 로키는 현관문 잠금장치가 풀리는 소리를 듣자마자 황급히 거실로 달려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천연덕스럽게 행동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첫 번째 작전은 실패했습니다.


하지만 커플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이번에는 강아지 로키를 완벽하게 속일 새로운 계획을 세웠습니다.


아미야 씨가 미용실에 가는 날, 남자친구 앤젤 씨는 마치 함께 외출하는 것처럼 옷을 입고 신발까지 신었습니다.


애니멀플래닛사라진 고양이 밥그릇의 비밀 / instagram_@pawsofmischief_loki


아미야 씨가 차 문을 열고 닫았고 남자친구 앤젤 씨는 조수석 문을 열었다 닫으며 강아지 로키에게 두 사람이 모두 나가는 것처럼 소리를 들려주었습니다.


집사 아미야 씨가 떠난 후, 남자친구 앤젤 씨는 조용히 차 뒤에 숨어 카메라를 켠 채 강아지 로키의 행동을 지켜봤습니다.


잠시후 고양이 문 틈으로 강아지 로키의 코가 나타났죠. 킁킁거리며 냄새를 맡던 강아지 로키는 아무도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온몸을 구겨 고양이 문으로 기어 들어왔는데요.


강아지 로키가 마침내 차고에 완전히 들어왔을 때 남자친구 앤젤 씨가 "딱 걸렸어!" 하는 것처럼 갑자기 튀어나와 녀석을 놀라게 했죠.


애니멀플래닛사라진 고양이 밥그릇의 비밀 / instagram_@pawsofmischief_loki


남자친구 앤젤 씨는 "제가 갑자기 나타나자 강아지 로키가 즉시 몸을 돌려 도망치려는 모습이 너무 웃겨서 웃음을 참기 힘들었다"라고 말했습니다.


강아지 로키는 고양이 밥을 먹지 못하고 매우 놀란 채 집으로 돌아갔고 그 이후로는 고양이 모모의 밥그릇 근처에 얼씬도 하지 않는다는 후문입니다.


집사 커플은 이제 외출 전에 고양이 모모의 밥그릇을 비워놓고 돌아와서 다시 채워주는 방법을 쓰고 있다고 하는데요.


그렇게 강아지 로키가 밥그릇에 대한 흥미를 잃은 것이 성숙해지는 과정이길 바라지만 커플은 자신들의 깜짝 잠복 작전이 강아지 로키에게 큰 충격을 주었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웃음을 멈추지 못했습니다.

장영훈 기자 [hooon@animalpla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