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소에서 온 10살 노견이 매일 밤 '밥그릇'을 안고 잠드는 가슴 아픈 이유

BY 하명진 기자
2026.02.28 11:15

애니멀플래닛twitter_@ErUpstairs


세상에서 가장 폭신한 인형 대신, 딱딱하고 차가운 스테인리스 밥그릇을 베개 삼아 단잠에 빠지는 강아지가 있습니다. 


겉보기엔 그저 엉뚱한 습관처럼 보이지만, 이 행동 뒤에는 보는 이들의 코끝을 찡하게 만드는 눈물겨운 사연이 담겨 있습니다.


사연의 주인공은 10살 된 잭 러셀 테리어 믹스견 '네빌'입니다. 네빌의 견주 수잔 씨는 유기견 보호소 홈페이지에서 우연히 녀석의 사진을 본 순간, 운명적인 이끌림을 느꼈습니다. 


노견이라는 점과 입소 배경을 알 수 없다는 사실이 오히려 그녀의 마음을 흔들었고, 3시간 넘는 기다림 끝에 네빌을 가족으로 맞이했습니다.


애니멀플래닛twitter_@ErUpstairs


하지만 평생을 떠돌며 살았을 네빌에게 새로운 집은 낯설기만 했습니다. 


처음 집에 온 네빌은 다른 반려견의 사료를 탐내거나 바닥에 떨어진 부스러기를 허겁지겁 먹는 등 극심한 음식 집착 증세를 보였습니다. 배고픔이 일상이었던 과거의 상처가 고스란히 드러난 셈입니다.


수잔 씨는 네빌에게 '기다리면 반드시 내 밥이 나온다'는 믿음을 주기 위해 정해진 시간에 식사하는 훈련을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네빌이 자신만의 '전용 밥그릇'을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보물로 여기기 시작한 것입니다. 평생 단 한 번도 가져본 적 없는 '나만의 것'이 생겼다는 안도감 때문이었을까요? 


애니멀플래닛twitter_@ErUpstairs


녀석은 이제 잠들 때조차 밥그릇을 품에 꼭 안고 베개처럼 베고서야 깊은 잠에 청하곤 합니다.


어느덧 수잔 씨와 함께한 지 2년, 이제는 눈도 침침해지고 귀도 멀어가는 노견이 되었지만 네빌의 '밥그릇 사랑'과 '엄마 사랑'은 여전합니다. 


과거의 아픔을 딛고 따뜻한 품에서 보물 1호를 지키며 잠드는 네빌의 모습은, 우리에게 가족의 의미와 유기견 입양의 가치를 다시금 일깨워주고 있습니다

하명진 기자 [zipsa@animalpla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