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은 진짜라는데, 네이버는 가짜?" 이커머스 공룡들의 '정가품 전쟁' 소비자만 피눈물

BY 하명진 기자
2026.03.23 08:35

애니멀플래닛타 플랫폼에서 정품으로 판정된 ‘온러닝’ 스니커즈(왼쪽)와 쿠팡에서 구매한 제품. 이철우 변호사 제공


### 플랫폼마다 다른 판정 기준, 럭셔리 직구 상품의 '진실 게임' 시작되나


"분명 공식 서비스에서 정품이라고 믿고 샀는데, 검수 플랫폼에 올리니 가품 판정이 나왔습니다. 대체 누구 말을 믿어야 하나요?"


최근 대형 이커머스 플랫폼 간에 동일 제품을 두고 '정품'과 '가품' 판정이 엇갈리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며 소비자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서울경제에 따르면, 최근 쿠팡의 프리미엄 패션 서비스인 '알럭스(R.LUX)'를 통해 구매한 스니커즈가 타 플랫폼 검수 과정에서 가품 판정을 받으며 법적 공방의 서막을 알렸습니다.


애니멀플래닛A씨가 쿠팡 알럭스(R.LUX)에서 온러닝 스니커즈를 구매한 내역. 이철우 변호사 제공


◇ 로켓직구 '정품'의 배신? 크림·솔드아웃 "이건 명백한 불합격"


사건의 발단은 소비자 A씨가 쿠팡에서 구매한 '온러닝' 운동화를 리셀 플랫폼인 네이버 '크림(KREAM)'과 무신사의 '솔드아웃'에 판매 등록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쿠팡 측은 해당 상품이 직구 시스템을 통한 정품임을 자신했으나, 전문 검수 플랫폼 두 곳의 결과는 냉혹했습니다.


검수 측은 신발 박스의 라벨 형태부터 깔창의 프린팅 상태, 로고의 미세한 차이 등을 근거로 '가품' 판정을 내렸습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졸지에 가품 판매자로 몰려 페널티 비용과 배송비 등 실질적인 금전적 손해를 입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고의성이 없음을 인정받아 이용 제한은 풀렸으나, 소비자로서 느낀 배신감은 씻을 수 없는 상처가 되었습니다.


애니멀플래닛타 플랫폼에서 정품으로 판정된 ‘온러닝’ 스니커즈(왼쪽)와 쿠팡에서 구매한 제품. 이철우 변호사 제공


애니멀플래닛타 플랫폼에서 정품으로 판정된 온러닝 스니커즈(왼쪽)와 쿠팡 구매 제품의 상품탭. 이철우 변호사 제공


◇ "기만적 행위 가능성" vs "유통 경로 문제없다" 팽팽한 대립


A씨의 항의에 쿠팡 측은 "내부 확인 결과 유통 과정에 문제가 없는 정품이 확실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외부 플랫폼의 검수 결과는 참고용일 뿐이며, 단순 변심에 의한 환불만 가능하다는 취지입니다.


하지만 법조계의 시각은 엄중합니다. IT 및 소비자 권리 전문 이철우 변호사는 "복수의 전문 플랫폼이 가품 판정을 내린 만큼 합리적 의심이 충분한 상황"이라며, "만약 최종적으로 가품임이 밝혀질 경우, 이는 전자상거래법 제21조가 금지하는 '거짓 또는 기만적 방법을 통한 소비자 유인 행위'에 해당할 여지가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단순히 물건을 돌려받고 환불해 주는 것으로 끝낼 문제가 아니라, 소비자가 입은 부가적인 손해에 대한 책임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은 국내 이커머스 업계의 검증 체계와 소비자 보호 의무를 전면 재점검해야 한다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애니멀플래닛A씨가 쿠팡에서 구매해 크림에 등록한 상품에 대해 크림이 가품으로 판정하며 안내한 검수 내용. 이철우 변호사 제공


하명진 기자 [zipsa@animalpla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