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의 한 초등학교 인근 '엑셀방송' 스튜디오 앞에서 BJ들이 흡연을 하는 모습./독자 제공
서울 강남의 한 초등학교 바로 옆에 선정적인 콘텐츠를 제작하는 온라인 방송 스튜디오가 입주하면서 지역 사회가 발칵 뒤집혔습니다.
학부모들은 아이들의 교육 환경이 심각하게 침해받고 있다고 호소하지만, 정작 당국은 법적 규제 근거가 마땅치 않다며 난색을 보이고 있습니다.
논란의 중심이 된 곳은 학교 정문에서 불과 100m 거리 건물 지하에 자리 잡은 이른바 ‘엑셀 방송’ 스튜디오입니다.
엑셀 방송은 여성 진행자(BJ)들이 후원금 액수에 따라 선정적인 춤을 추거나 경쟁하는 방식으로 운영되어, 국세청조차 유해성을 경고한 바 있는 콘텐츠 제작 환경입니다.
현장에서는 노출이 심한 복장을 한 출연진들이 건물 주변에서 집단 흡연을 하거나 방송 소음이 외부로 새 나가는 등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장면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등하굣길 초등학생들이 이러한 환경에 무방비로 노출되면서, 일부 아이들은 이미 방송의 존재와 내용을 인지할 정도로 오염된 상태입니다.
한 학부모는 "아이들에게 저런 복장과 행동이 왜 문제인지 설명하는 것조차 민망하다"며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서울 강남의 한 초등학교 인근의 성인 콘텐츠 방송 스튜디오의 인스타그램. 인스타그램 캡처
지자체와 교육청, 경찰이 합동 단속을 벌였지만 실효성은 없었습니다. 해당 업체가 ‘스튜디오 대여업’으로 사업자 등록을 마쳤기 때문입니다.
현행법상 교육환경보호구역 내 금지 업종에 포함되지 않아, 행정 처분을 내릴 명분이 부족하다는 것이 당국의 설명입니다. 결국 당국은 복장 주의나 흡연 자제 같은 권고 수준의 조치만 취하고 물러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전문가들은 급변하는 1인 미디어 산업의 속도를 법 규제가 따라가지 못하는 ‘규제 지체’ 현상이 아이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고 경고합니다.
아동기의 유해 환경 노출은 정서 발달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교육환경 보호법과 유해업소 기준을 시대에 맞게 재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