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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금융시장의 눈과 귀가 집중되었던 신임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체제의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가 막을 내렸습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준은 17일(현지시간) 진행된 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기존 3.50∼3.75%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최종 확정했습니다. 이번 결정은 위원들의 만장일치로 통과되었으며, 이로써 미국은 올해 들어 네 차례 연속으로 금리를 묶어두게 되었습니다.
연준은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세 차례 연속으로 금리를 각각 0.25%포인트씩 인하하며 완화 기조를 보이는 듯했으나, 올해 들어 인플레이션 압박이 다시 거세지자 1월과 3월, 4월에 이어 이번까지 동결 행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번 발표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이례적으로 짧아진 성명서 분량이었습니다. 연준은 성명을 통해 "인플레이션이 당국의 목표치인 2%와 비교해 여전히 높은 자리에 머물고 있으며, 이는 에너지 등 특정 부문의 공급 충격으로 인한 가격 상승이 일부 반영된 탓"이라며 "물가 안정을 반드시 달성하겠다"는 짤막하고도 단호한 메시지를 던졌습니다. 시장에서는 연준의 지나친 발언을 경계하는 워시 의장 특유의 소신과 개혁 의지가 반영되어 성명서 서술이 평소의 절반 이하로 압축되었다고 해석하고 있습니다.
금리는 묶였지만 함께 공개된 점도표(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을 점으로 표시한 표)는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인 색채가 짙었습니다. 올해 말 기준금리 예측치 중간값이 지난 3월 제시된 3.4%에서 3.8%로 상향 조정된 것입니다. 실제로 전망치를 제출한 18명의 위원 중 절반에 달하는 9명이 연내 추가적인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으며 하반기 중 한 차례 더 금리가 오를 수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반면 단 1명의 위원은 전망치를 제출하지 않았는데, 평소 수치 제시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여온 워시 의장 본인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경기 판단 지표들 역시 대대적으로 수정되었습니다. 연준은 미국의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보다 0.2%포인트 낮춘 2.2%로 내려 잡으며 경기 둔화 가능성을 경고했습니다. 그러나 통화 정책의 핵심 나침반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전망치는 올해 말 3.6%로, 지난 3월(2.7%) 대비 큰 폭으로 올리며 고물가 후유증이 장기화될 것임을 인정했습니다. 반면 또 다른 축인 실업률은 4.3%로 예상되어 여전히 견고한 고용 시장을 방증했습니다.
이번 미국의 동결 결정으로 인해 한국(2.50%)과 미국 간의 기준금리 격차는 상단 기준 1.25%포인트를 그대로 유지하게 되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집요한 금리 인하 압박 속에서도 독립성을 수호하겠다고 선언한 케빈 워시 의장이 향후 어떤 통화 정책 패러다임을 보여줄지, 글로벌 자산 시장의 긴장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