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으로 무너진 빌딩 잔해 속 120시간…구조되자마자 대원 뺨에 뽀뽀한 강아지

BY 장영훈 기자
2026.07.10 13:15

물 한 모금 없이 5일 버틴 푸들, 낯선 인간의 손길 닿자 멈추지 않은 눈물의 입맞춤


애니멀플래닛인간의 손길 닿자 멈추지 않은 눈물의 입맞춤 / instagram_@nayibbukele


사방이 꽉 막힌 칠흑 같은 어둠, 먼지와 콘크리트 가루가 숨을 턱턱 막아서는 공간에서 무려 120시간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마실 물 한 모금, 기댈 곳 하나 없는 무너진 빌딩 구석에서 작은 생명체는 오직 살아야 한다는 본능 하나로 버티고 있었습니다.


베네수엘라를 강타한 규모 7.5의 강력한 지진은 순식간에 수많은 삶의 터전을 잿더미로 만들었습니다. 공식 사망자만 1,900명이 넘고 5만 명의 행방이 묘연한 절망의 현장.


매서운 시간만 흐르며 생존자 구조 확률이 희박해지던 그때, 믿기지 않는 소리가 구조대의 귀에 걸렸습니다.


"거기 누구 살아있나요? 제 목소리가 들리면 신호를 보내주세요!"


애니멀플래닛인간의 손길 닿자 멈추지 않은 눈물의 입맞춤 / instagram_@nayibbukele


무너진 틈새를 향해 외친 구조대원의 목소리 뒤로 잠시 묘한 침묵이 흐르는 듯했습니다. 그리고 이내 정적을 깨고 가녀린 움직임과 함께 아주 작은 소리가 새어 나오기 시작했죠.


그것은 사람이 아닌, 꼬리를 흔들며 인간을 반기던 바로 그 생명체들의 신호였습니다.


엘살바도르에서 파견된 베테랑 구조대는 즉시 흙더미를 걷어내기 시작했습니다. 언제 추가 붕괴가 일어날지 모르는 위태로운 상황 속에서 5시간이 넘는 사투가 벌어졌습니다.


마침내 두꺼운 콘크리트 상판을 들어 올리자 뽀얀 먼지를 뒤집어쓴 푸들 한 마리가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애니멀플래닛인간의 손길 닿자 멈추지 않은 눈물의 입맞춤 / instagram_@nayibbukele


녀석의 이름은 지젤. 무려 5일 동안 굶주림과 공포에 떨었을 녀석은 구조대원의 두꺼운 장갑 위로 안기자마자 뜻밖의 행동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겁에 질려 으르렁거리거나 구석으로 숨는 대신, 자신을 안아 든 구조대원의 얼굴을 향해 필사적으로 다가갔습니다. 그리고는 고마움을 표현하려는 듯 대원의 뺨과 코에 연신 따뜻한 입맞춤을 퍼부었는데요.


현장에 있던 모든 이들의 입가에 감동의 미소와 함께 박수가 터져 나온 순간이었습니다. 강아지 지젤의 기적은 혼자가 아니었습니다. 불과 며칠 전에도 다른 붕괴 건물 속에서 기적 같은 만남이 있었습니다.


당시 구조대원이 생존자가 있냐고 소리치자 잔해 속에 갇혀 있던 시츄 한 마리가 구조대의 부름에 응답하듯 힘차게 짖어댔습니다.


애니멀플래닛인간의 손길 닿자 멈추지 않은 눈물의 입맞춤 / instagram_@nayibbukele


더욱 놀라운 것은 구조대원이 큰 소리로 외치자 다른 소리가 섞이지 않도록 잠시 소리를 죽였다가 인간의 발자국 소리가 가까워지자 다시 위치를 알리듯 소리를 냈다는 사실입니다.


머리에 예쁜 노란색 리본을 그대로 맨 채 구조된 녀석은 온몸을 파르르 떨면서도 인간의 품에서 안도를 찾았습니다.


참혹한 대재앙 앞에서는 인간도, 동물도 모두 나약한 존재일 뿐입니다. 하지만 절망의 잔해 속에서 서로를 포기하지 않은 마음이 결국 120시간의 어둠을 걷어내고 빛을 만들어냈습니다.


기적적으로 살아 돌아온 아이들은 현재 긴급 치료를 받으며 안정을 취하고 있습니다. 자신이 버텨낸 시간이 얼마나 위대했는지 아는 것처럼, 녀석들은 오늘도 자신을 구해준 인간의 손길에 꼬리를 세차게 흔들며 온몸으로 사랑을 말하고 있습니다.


애니멀플래닛인간의 손길 닿자 멈추지 않은 눈물의 입맞춤 / instagram_@nayibbukele

장영훈 기자 [hooon@animalpla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