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 사슴이 매일 덩치 큰 대형견을 찾아와 놀자고 조르는 진짜 이유는 뭘까?

BY 장영훈 기자
2026.07.06 05:37



애니멀플래닛호숫가 마당에서 매일 펼쳐지는 사슴과 대형견의 우정 / instagram_@tysonbellalife


지치고 팍팍한 일상을 살다 보면 가끔 현실을 잊게 만드는 마법 같은 순간을 마주하고 싶어지곤 합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이야기가 딱 그렇습니다.


처음 이 영상을 접했을 때, 저는 눈을 의심했습니다.


"이게 정말 합성이나 연출이 아니라고?"


캐나다의 한적한 호숫가 마을, 푸른 잔디밭 위에서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존재가 매일 아침 만남을 가집니다.


한 마리는 몸집이 산만 한 대형견이고 다른 한 마리는 깊은 숲속에서 살아가던 야생 사슴입니다.


포식자와 피식자의 관계까진 아니더라도, 자연계에서 이 둘이 만나면 보통 한쪽이 도망치기 바쁜 게 정상이라 생각했습니다.


애니멀플래닛호숫가 마당에서 매일 펼쳐지는 사슴과 대형견의 우정 / instagram_@tysonbellalife


저도 처음엔 이 비현실적인 광경을 믿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이들의 사연을 조금 더 깊이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이 덩치 큰 주인공 대형견이 이름은 타이슨입니다. 프랑스 혈통의 유서 깊은 마스티프 계열인 도그드 보르도라는 견종이죠. 다부진 체격에 단단한 근육질 몸을 보면 언뜻 무서워 보일 수도 있는데요.


하지만 대형견 타이슨은 숲에서 온 요정 같은 사슴 친구 벨라 앞에서는 그저 순둥이가 된다는 사실. 보통 강아지들이 정말 신나고 같이 놀고 싶을 때 취하는 포즈가 있습니다.


가슴을 바닥에 붙이고 엉덩이를 치켜든 채 꼬리를 세차게 흔드는 자세 말입니다. 대형견 타이슨이 마당에서 이 포즈를 취하면, 벨라는 나무 뒤로 슥 숨었다가 나타나죠.


애니멀플래닛호숫가 마당에서 매일 펼쳐지는 사슴과 대형견의 우정 / instagram_@tysonbellalife


마치 우리가 어릴 적 하던 숨바꼭질이나 술래잡기를 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리곤 넓은 잔디밭을 원을 그리며 서로 쫓고 쫓기는 질주를 시작합니다.


의외였던 건 이 놀이를 항상 사슴인 벨라가 먼저 시작한다는 점이었습니다. 타이슨이 마당에 나와 있지 않을 때도 벨라는 혼자 숲에서 걸어 나와 타이슨을 찾곤 합니다.


이 아름다운 영상을 본 많은 사람들이 감동의 눈물을 흘렸지만 한편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야생 사슴이 포식자 같은 대형견과 엮여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었습니다.


아무래도 야생동물의 안전이 걱정되는 분들의 당연한 시선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막상 사슴의 생태적 특성을 알고 나면 이 상황이 얼마나 기적 같은지 이해하게 됩니다.


애니멀플래닛호숫가 마당에서 매일 펼쳐지는 사슴과 대형견의 우정 / instagram_@tysonbellalife


이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면서 문득 가슴 한구석이 찡해졌습니다. 말도 통하지 않고 종족도 전혀 다른 두 존재가 오직 ' 마음' 하나로 소통하는 모습이 참 경이롭지 않나요?


어쩌면 우리 인간들이 만들어낸 복잡한 편견과 경계선이야말로 가장 부질없는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주인분도 이들의 만남을 억지로 방해하거나 개입하지 않고 그저 멀찍이서 따뜻하게 지켜보며 카메라에 담아둘 뿐입니다.


그 적당한 거리감과 배려 덕분에 벨라도 마음을 열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오늘 우리집 반려동물, 혹은 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을 한 번 더 따뜻하게 눈에 담아보는 건 어떨까 싶습니다.


애니멀플래닛호숫가 마당에서 매일 펼쳐지는 사슴과 대형견의 우정 / instagram_@tysonbellalife

장영훈 기자 [hooon@animalpla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