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때문에 수영 접고 모델로 데뷔한 소년이 톱배우 거쳐 아빠 김부장으로 돌아온 사연

BY 장영훈 기자
2026.07.11 13:11

국가대표 앞두고 기숙사 짐 쌌다? 소지섭이 10년 동안 하던 운동 하루아침에 그만둔 눈물겨운 사연


애니멀플래닛소지섭이 수영 유망주에서 배우가 되기까지 / 온라인 커뮤니티


혹시 어릴 때부터 오랫동안 하던 일을 중간에 포기해야 했던 경험이 있으신가요? 열심히 노력하던 꿈을 내려놓을 때의 그 씁쓸한 마음은 겪어본 사람만 알 수 있죠.


여기 올림픽 금메달을 목표로 하루에 10시간 넘게 물속에서 땀을 흘리던 한 소년이 있습니다. 학교 체육 선생님마저 이 친구는 앞으로 수영으로 엄청 크게 성공할 것이라며 입이 마르도록 칭찬했던 유망주였는데요.


하지만 이 소년은 대학교 1학년 때 갑자기 기숙사 짐을 싸서 밖으로 나왔습니다. 바로 우리에게 너무나 잘 알려진 배우 소지섭의 이야기입니다.


최고의 수영 선수에서 국민 배우가 되기까지, 그의 인생을 바꾼 선택의 순간을 지금부터 들려드릴까 합니다.


◆ 주니어 국가대표로 활약하던 수영 천재 소년


애니멀플래닛MBC '섹션 TV 연예통신'


소지섭은 초등학교 3학년 때 처음 수영을 시작했습니다. 중학교 때부터는 수구라는 운동도 함께 배웠는데요. 운동량이 정말 엄청났다고 합니다.


학기 중에는 하루에 7시간씩, 방학이 되면 10시간이 넘도록 물속에서 고된 훈련을 견뎠습니다. 얼마나 열심히 연습했는지 고등학교 시절 친구들은 소지섭의 눈 주위가 항상 거뭇거뭇하게 부어있던 모습으로 기억했죠.


하루 종일 꽉 끼는 수경을 쓰고 물속에서 살다 보니 눈에 피멍이 가시지 않았던 것.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말처럼 그는 한국체육대학교에 장학금까지 받고 당당히 입학했습니다.


고등학생 때는 전국 대회에 나가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고 데뷔한 이후에도 전국체전에 출전해 3위에 오를 정도로 실력이 뛰어났습니다.


긴 팔과 강력한 발차기 덕분에 코치님들 사이에서도 올림픽에 나갈 재목으로 큰 기대를 한몸에 받았습니다.


◆ 인생을 바꾼 듀스 김성재와의 만남


애니멀플래닛SBS '미운 우리 새끼'


그렇게 평생 운동만 할 줄 알았던 소지섭의 인생은 대학교 입학을 앞둔 겨울에 180도 바뀌게 됩니다. 평소 힙합 그룹 듀스의 멤버 김성재를 너무나도 좋아했던 그는 아주 특별한 모집 공고를 발견합니다.


바로 김성재의 뒤에서 함께 사진을 찍을 서브 모델을 구한다는 소식이었는데요. 친구의 제안으로 재미 삼아 함께 지원서를 냈는데 신기하게도 친구는 떨어지고 소지섭만 덜컥 합격하게 되었죠.


그런데 모델 활동을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 벌어집니다. 메인 모델이었던 김성재가 갑자기 세상을 떠나게 된 것.


이로 인해 촬영장에는 큰 비상이 걸렸고, 당시 서브 모델이었던 소지섭과 또 다른 신인 배우 송승헌이 준비할 겨를도 없이 하루아침에 메인 모델 자리를 맡게 되었습니다.


◆ 기숙사 짐을 싸서 나올 수밖에 없었던 진짜 이유


애니멀플래닛SBS '좋은아침'


모델로 얼굴을 알리자 여기저기서 연기를 해보라는 제안이 들어왔습니다. 하지만 대학교 수영부 교수님은 운동과 연예계 활동 중에서 무조건 하나만 선택하라고 강하게 말씀하셨죠.


소지섭은 그 말을 들은 날 바로 기숙사에서 짐을 싸서 나왔습니다. 운동을 포기하고 연예계를 선택한 것입니다.


사실 당시에 그의 집안 형편은 등록금과 생활비를 걱정해야 할 정도로 많이 어려웠습니다. 당장 생계를 위해 돈을 벌어야 했던 그에게는 꿈보다 현실이 더 중요했습니다.


소지섭은 연기가 너무 좋아서 시작했다기보다 가족들을 위해 돈을 벌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내린 절박한 선택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합니다.


◆ 성형 수술 권유를 이겨내고 이뤄낸 인생 역전


애니멀플래닛youtube_@요정재형


배우의 길은 처음부터 순탄하지 않았습니다. 당시 연예계는 쌍꺼풀이 짙고 선이 굵은 전통 미남들이 큰 사랑을 받던 시절이었는데요.


오디션을 보러 갈 때마다 감독들에게 눈 모양 때문에 배우를 할 수 없다거나 성형 수술을 하고 다시 오라는 차가운 구박을 받기 일쑤였습니다.


하지만 소지섭은 흔들리지 않고 묵묵히 대본을 분석하며 자신만의 매력을 갈고닦았습니다. 그리고 2004년, 인생작인 드라마 '발리에서 생긴 일'을 만나면서 비로소 연기의 진짜 재미를 느끼게 됩니다.


이후 '미안하다 사랑한다' 등 수많은 드라마를 성공시키며 대한민국 최고의 배우로 우뚝 섰습니다. 어린 시절 수영을 하며 다진 끈기와 강한 정신력이 빛을 발한 순간이었습니다.


◆ 액션 아빠로 돌아온 소지섭의 새로운 도전


애니멀플래닛SBS '김부장'


최근 소지섭은 새로운 드라마를 통해 다시 한번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SBS 금토드라마 '김부장'에서 하나뿐인 딸을 구하기 위해 거친 싸움을 벌이는 열혈 아빠로 변신해 엄청난 액션 연기를 선보이고 있는데요.


매회 속도감 넘치는 전개와 시원한 타격감 덕분에 벌써부터 수많은 시청자들의 호평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힘든 과거를 이겨내고 언제나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는 소지섭의 멋진 활약이 앞으로도 더욱 기대됩니다.

장영훈 기자 [hooon@animalpla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