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살 할아버지 강아지가 엄마 옆에서 갑자기 '덩치 큰' 아기로 변한 까닭

BY 장영훈 기자
2026.07.23 13:04

세월이 흘러 털은 희어졌어도, 엄마라는 이름은 늙지 않나 봅니다


애니멀플래닛12살 노견 엄마가 11살 아들을 다루는 방식 / tiktok_@milenkamoreno


오늘 퇴근길에 틱톡을 보다가 가슴 한구석이 몽글몽글해지는 영상을 하나 봤어요. 솔직히 요즘 인터넷 보면 자극적인 뉴스나 보기 불편한 사건 사고들이 너무 많잖아요?


그런데 이 짧은 영상 하나가 지친 하루의 피로를 싹 씻어내 주는 기분이더라고요. 주둥이가 새하얗게 바랜 두 마리 대형견이 나오는데 자세히 알고 보니 그냥 강아지들이 아니었습니다.


저도 처음엔 "그냥 사이좋은 노견 동네 친구인가?" 했거든요. 칠레에 사는 밀렌카 씨네 집에는 12살 엄마 강아지 '마틸다'와 11살 아들 '구스타보'가 살고 있어요.


사람 나이로 치면 둘 다 환갑을 훌륭히 넘긴 어엿한 '할머니'와 '할아버지' 강아지죠. 그런데 엄마 마틸다는 지금도 아들 구스타보만 보면 갓 태어났을 때처럼 정성스럽게 얼굴을 핥아준다고 합니다.


애니멀플래닛12살 노견 엄마가 11살 아들을 다루는 방식 / tiktok_@milenkamoreno


털 찌든 곳은 없는지, 귀는 깨끗한지 꼼꼼하게 구석구석 단장시켜 주는 거예요. 아들은 쑥스러운지 살짝 외면하는 척하면서도 엄마의 손길을 가만히 받고 있고요.


보호자 밀렌카 씨가 한 말이 너무 웃기면서도 와닿았습니다. "구스타보가 남들 앞에서는 다 자란 상남자인 척하는데, 엄마 앞에서는 여전히 아기예요."


그런데 여기서 조금 의외였던 점이 있습니다. 어릴 때 엄마가 새끼를 핥아주는 건 체온 조절이나 배변 유도를 위한 본능적인 행동이잖아요?


애니멀플래닛12살 노견 엄마가 11살 아들을 다루는 방식 / tiktok_@milenkamoreno


다 자란 뒤에도, 심지어 둘 다 노견이 되어서도 서로를 이렇게 핥아주는 건 단순한 습관이 아니라고 해요. 아이구… 알고 나니 저 장면이 더 울컥하게 다가오더라고요.


사람이나 동물이나 "엄마 눈에 자식은 평생 어린아이"라는 말이 어쩜 이렇게 똑같이 적용되는지... 세월이 흘러 걸음걸이는 느려지고 얼굴엔 하얀 서리가 내렸지만 엄마의 그 다정한 온기만큼은 11년 전 그대로였던 거죠.


생각해 보면 꼭 혈연관계가 아니더라도 동물들이 보여주는 순수한 애정은 늘 우리를 겸손하게 만들곤 합니다.


실제로 다른 농장에서는 보더콜리 같은 양치기 개와 어린 양이 세상 둘도 없는 절친이 되어 하루 종일 들판을 함께 달리는 사례도 있고 밤새 농장을 지키느라 피곤한 사냥개 곁을 작은 염소가 하루 종일 경호원처럼 지켜주는 일도 있더라고요.


애니멀플래닛12살 노견 엄마가 11살 아들을 다루는 방식 / tiktok_@milenkamoreno


우리는 살면서 이런저런 이유로 재고 따지느라 바쁜데 아이들은 그저 온 마음으로 상대를 품어주는 모습에 괜히 제 자신을 돌아보게 되기도 합니다.


여러분 곁에는 지금 어떤 따뜻한 존재가 있으신가요? 퇴근길에 꼬리를 흔들며 반겨주는 반려동물일 수도 있고 무심한 척 "밥은 먹었냐" 물어보는 부모님의 전화 한 통일 수도 있겠죠.


오늘 밤엔 표현이 서툴러 미뤄뒀던 따뜻한 말 한마디를 사랑하는 이들에게 먼저 건네보시는 건 어떨까요?


@milenkamoreno mis viejitos Matilda y Gustavo #Mama #chile #amorperruno #fyp #dogmom ♬ original sound - Megspam


장영훈 기자 [hooon@animalpla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