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 속 봉황인 줄 알았는데"...희귀 새의 상상 초월한 반전 정체

BY 하명진 기자
2025.07.18 09:24

애니멀플래닛출처: 티기윙클스 동물병원 (Tiggywinkles Wildlife Hospital) / 영국 고속도로에서 구조된 후, 신화 속 봉황으로 착각하게 만든 미스터리한 오렌지색 새의 모습입니다.


여기, 신화 속에서나 등장할 법한 눈부신 오렌지색 깃털을 온몸에 두른 새 한 마리가 있습니다. 언뜻 보아서는 남미의 열대 우림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희귀종, 어쩌면 불사조나 봉황 같은 전설 속의 존재가 아닐까 하는 착각마저 불러일으킵니다.


이야기의 시작은 영국 버킹엄셔의 한 고속도로였습니다. 도로 한가운데서 오렌지색의 정체불명 조류가 발견되었다는 신고가 야생동물 구조 병원인 '티기윙클스'에 접수되었습니다. 현장에 도착한 구조팀은 한 번도 본 적 없는 이 새의 모습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내 무언가 이상하다는 점을 직감했습니다. 이 아름다운 새는 어찌 된 일인지 날갯짓을 제대로 하지 못했으며, 몸에서는 정체를 알 수 없는 톡 쏘는 강렬한 향신료 냄새가 진동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애니멀플래닛출처: 티기윙클스 동물병원 (Tiggywinkles Wildlife Hospital) / 새를 씻기자 오렌지색이 깃털 본연의 색이 아니라는 사실이 드러나는 순간입니다.


정확한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병원 관계자들은 새를 조심스럽게 씻기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충격적인 진실이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따뜻한 물이 깃털에 닿자, 선명했던 오렌지색이 물에 녹아내리며 욕조를 노랗게 물들인 것입니다. 잠시 후, 눈부신 오렌지색 깃털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우리에게 너무나도 익숙한 하얀 깃털의 새가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네, 전설의 새처럼 보였던 이 조류의 정체는 바로 카레에 흠뻑 빠진 갈매기였습니다.


애니멀플래닛출처: 티기윙클스 동물병원 (Tiggywinkles Wildlife Hospital) / 온몸이 카레 가루로 뒤덮여 날지 못하고 톡 쏘는 냄새를 풍기던 갈매기의 구조 당시 모습입니다.


병원 측은 갈매기가 어떤 이유에서 카레(혹은 커리의 주재료인 강황)에 빠졌는지는 알 수 없지만, 카레 가루가 깃털을 온통 뒤덮어 비행 능력을 상실했던 것으로 추측했습니다. 다행히 목욕 후 건강에는 큰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병원에서는 이 웃지 못할 해프닝을 겪은 갈매기에게 인도식 매운 카레인 '빈달루'에서 이름을 딴 '비니(Vinny)'라는 귀여운 별명을 붙여주었습니다. 비니는 건강을 완전히 회복한 뒤 무사히 자연의 품으로 돌아갔다고 합니다.


한 편의 소동으로 끝난 '오렌지 봉황' 사건. 대체 비니는 어디서, 어떻게 카레에 빠지게 되었을까요? 그 전말은 비니만이 아는 영원한 미스터리로 남게 되었습니다.

하명진 기자 [zipsa@animalpla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