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궁금한 이야기 화면 캡쳐
"살이 쪄서 운동을 시켰을 뿐입니다." 50대 남성 A씨의 이 해명은 한 생명의 비극적인 죽음 앞에서 공분을 사고 있습니다.
천안의 한 산책로에서 전기자전거에 매달려 달리던 반려견이 결국 숨진 채 발견되면서, 동물 학대 논란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사건은 지난 22일 저녁 7시 52분경, 천안시 동남구 신부동 천안천 산책로에서 발생했습니다.
당시 시민들은 보더콜리로 추정되는 대형견 한 마리가 50대 남성 A씨가 타고 있던 전기자전거에 끈으로 묶인 채 끌려가는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SBS 궁금한 이야기 화면 캡쳐 / 반려견을 전기자전거에 매달고 달리는 견주
SBS 궁금한 이야기 화면 캡쳐 / 전기자전거에 매달려 지친 강아지
목격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당시 반려견은 이미 심하게 헐떡거리는 상태였으며, 피를 흘리며 쓰러지기 직전의 모습이었다고 합니다. 이를 본 시민들은 즉시 A씨를 제지하고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구조 당시 살아있던 반려견은 급히 동물병원으로 이송되었으나, 안타깝게도 이동 중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수의사는 반려견의 사망 원인을 '질식사'로 추정한다는 소견을 내놓았습니다.
현장에 있던 한 목격자는 당시의 참혹함을 생생하게 전했습니다. "개가 서 있지도 못할 정도로 탈진 상태였는데, 산책로가 온통 피범벅이 되어 있었습니다.
동네 주민들 중에는 A씨가 다른 개들을 키우면서도 여러 차례 학대하는 것을 보았다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이 증언은 단순한 사고를 넘어선 학대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습니다.
SBS 궁금한 이야기 화면 캡쳐 / 도와달라며 울부짖는 개를 촬영중인 누리꾼
그러나 견주 A씨는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는 "개가 살이 쪄서 운동을 시키려고 산책을 한 것"이라는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을 내놓았습니다.
과연 전기자전거에 매달아 죽을 때까지 달리게 하는 것이 '운동'의 정의에 부합하는지, 대다수의 시민들은 고개를 젓고 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목격자 증언, 현장 자료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동물 학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A씨를 상대로 자세한 경위를 파악하고, 이전에 추가적인 학대 행위가 있었는지 여부도 철저히 조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습니다.
SBS 궁금한 이야기 화면 캡쳐 / 강아지 학대 모습을 보며 모인 사람들과 경찰들
현행 동물보호법에 따르면, 동물에게 도구 등 물리적인 방법을 사용하여 상해를 입히는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습니다.
만약 허가나 면허 없이 정당한 사유 없이 동물을 죽음에 이르게 한 경우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습니다.
SBS 궁금한 이야기 화면 캡쳐 / 죽은 강아지가 달리던 곳에 남아있는 피 흔적
SBS 궁금한 이야기 화면 캡쳐 / 결국 죽어버린 강아지
이번 사건은 단순한 사고로 치부하기에는 너무나 비극적인 결과와 견주의 석연치 않은 변명이 맞물려 사회적 공분을 사고 있습니다.
반려견을 '가족'으로 여기는 인식이 확산되는 시대에, 한 생명을 소홀히 여기고 고통에 이르게 한 행위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엄정한 법 집행이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이와 유사한 사건이 만약 미국에서 발생했다면, 대부분의 주(州) 법에 따라 중범죄(felony)로 간주되어 매우 엄중한 처벌을 받게 됩니다.
미국에서는 동물을 고의적으로 학대하여 죽음에 이르게 한 행위를 '가중 동물 학대(aggravated animal cruelty)' 등의 중범죄로 다룹니다. 따라서 견주 A씨에게는 수년간의 징역형은 물론, 거액의 벌금과 함께 평생 반려동물을 소유하거나 입양할 수 없는 처벌이 내려졌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는 동물 학대가 단순한 재산 피해가 아닌, 한 생명에 대한 심각한 범죄라는 인식이 사회 전반에 확산된 결과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