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떼 한입에 꿀꺽하는 고래 입속에 우연히 발견한 이 동물의 충격적인 정체

BY 하명진 기자
2025.10.09 13:59

애니멀플래닛와우티비


저 멀리 섬을 배경으로 물고기 떼를 사냥하는 거대한 고래의 역동적인 모습이 포착되었습니다. 


거대한 몸집의 고래가 수면을 오르내리며 입을 크게 벌리고 먹이를 통째로 삼키는 '런지 피딩(Lunge Feeding)' 방식의 식사 광경은 그 자체로도 자연의 경이로움을 느끼게 합니다.


이 놀라운 장면을 놓칠세라 연신 셔터를 누르던 사람들은 잠시 후 카메라에 담긴 순간의 모습을 확인하고는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현장에서는 미처 깨닫지 못했던 충격적인 진실이 사진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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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속 고래의 거대한 입안에서 뜻밖의 존재가 포착된 것입니다. 바로 해양 포유류인 바다사자였습니다. 


잔뜩 물을 머금고 솟아오르는 고래의 입속에서, 바다사자는 마치 마지막 생을 마감이라도 하는 듯 모든 것을 체념한 듯한 망연자실한 표정을 짓고 있습니다. 


커다란 고래의 입속에 갇혀 물방울을 뒤집어쓰고 있는 바다사자의 모습은 보는 이들에게 놀라움과 동시에 안타까움을 자아냅니다.


물고기 떼를 노리고 고래 주변을 맴돌던 바다사자가 거대한 고래의 식사 과정에 의도치 않게 휩쓸려 들어간 것으로 보입니다. 


우연히 찍힌 이 믿기 힘든 순간은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을 놀라게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불쌍하다는 생각을 들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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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가 바다사자를 잡아먹는 일은 흔한 일일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고래가 바다사자를 포식하는 것은 매우 희귀하거나 거의 일어나지 않는 일입니다. 그 이유는 고래의 종류와 식습관에 있습니다. 


사진 속의 고래와 같은 혹등고래(Humpback Whale)와 같은 수염고래류는 주로 크릴이나 작은 물고기 떼를 대량으로 걸러 먹는 '여과 섭식(Filter Feeding)'을 합니다. 


혹등고래는 입이 매우 크지만, 실제로 먹이를 삼키는 식도의 크기는 자몽 정도로 작아 바다사자처럼 큰 동물을 삼킬 수 없습니다. 


위와 같은 사건은 바다사자가 고래가 노리는 먹이를 함께 사냥하다가, 고래가 큰 입을 벌려 물을 빨아들이는 순간 우연히 휩쓸려 들어가는 '섭식 사고'에 해당합니다. 고래는 목에 이물감이 느껴지면 재빨리 뱉어내는 행동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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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이와 유사한 사례가 포착되어 큰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2024년 9월, 미국 워싱턴주 후안데푸카 해협에서 '질리언(Zillion)'이라는 이름의 혹등고래가 먹이를 먹던 중 항구물개(Harbor Seal)를 우발적으로 입에 담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고래 관광 보트의 자연 관찰가는 질리언이 미끼 물고기 떼를 향해 돌진하는 순간, 그 물고기 떼를 따라 사냥하던 항구물개가 고래의 거대한 입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장면을 사진으로 포착했습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질리언은 입안에 이물질이 들어왔다는 것을 깨달은 후 물개를 뱉어내기 위해 여러 차례 입을 벌리고 닫는 행동을 보였습니다. 다행히도 이 항구물개는 고래의 입에서 무사히 빠져나와 헤엄쳐 달아날 수 있었습니다. 


이 사례는 고래가 바다사자를 '삼킬 수 없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며, 포착된 이 놀라운 순간이 우발적인 해프닝이었음을 보여줍니다.

하명진 기자 [zipsa@animalpla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