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하마 만만하게 보고 짓밟으려 했던 코끼리...잠시후 벌어진 충격적인 상황

BY 하명진 기자
2025.10.30 09:05

애니멀플래닛Quintus Strauss


아프리카 나미비아의 한 보호구역, 물웅덩이 주변에서 펼쳐진 코끼리와 하마 가족의 긴장감 넘치는 충돌은 현장에 있던 사람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야생 사진작가 퀸투스 슈트라우스 씨가 이 뜻밖의 상황을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았지요.


당시 물웅덩이에서는 어미 하마와 아기 하마가 진흙 목욕을 즐기며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아기 하마는 천진난만하게 물장구를 치며 어미 곁에서 놀고 있었고요. 그때, 거대한 몸집의 코끼리 한 마리가 성큼성큼 물가로 다가왔습니다. 


애니멀플래닛Quintus Strauss


그런데 이 코끼리는 어딘가 심상치 않은 모습이었습니다. 다른 코끼리들과 달리 상아가 한쪽만 남아 있었고, 그마저도 반쯤 부러진 상태였거든요.


녀석은 다가오면서부터 주변을 향해 극도의 불안감과 분노를 표출하는 듯했습니다.


공교롭게도 어미 하마는 잠시 물웅덩이 가장자리를 벗어나 풀을 뜯고 있었습니다. 


잔뜩 흥분한 코끼리는 무방비 상태로 남아있는 아기 하마를 발견하고는, 주저 없이 커다란 앞발을 들어 짓밟으려는 위협적인 행동을 취했습니다. 


작은 아기 하마가 거대한 코끼리의 힘 앞에 그대로 노출되는 절체절명의 순간이었죠.


애니멀플래닛Quintus Strauss


하지만 바로 그 순간, 새끼를 향한 어미 하마의 본능이 폭발했습니다. 어미 하마는 코끼리의 위협을 감지하고 전속력으로 물웅덩이로 달려들었습니다.


비록 덩치 면에서는 코끼리에게 밀렸지만, 새끼를 지키려는 절실함은 코끼리의 분노를 능가했습니다.


어미 하마는 벌어진 입으로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며 코끼리의 코를 사납게 물어버렸습니다. 


코끼리의 코는 매우 예민한 기관이기에, 갑작스러운 하마의 역습에 코끼리는 큰 충격과 고통을 느꼈습니다. 


애니멀플래닛Quintus Strauss


강렬한 통증에 놀란 코끼리는 결국 "끼익" 하는 소리를 내며 뒤로 물러섰고, 황급히 줄행랑을 쳤습니다.


이 사건을 촬영한 작가는 나중에 코끼리의 사진을 자세히 보고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코끼리의 상아가 한쪽만 부러져 있었던 것은 밀렵꾼들에 의해 상아를 잃었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상아를 잃은 코끼리의 깊은 분노와 상실감이 하마 가족의 평화로운 모습에 투영되어 공격적인 행동으로 나타난 것일지도 모릅니다.


새끼를 지키려는 어미 하마의 강렬한 모성애, 그리고 상아를 잃은 코끼리의 슬픈 분노가 충돌했던, 참으로 아이러니하고 가슴 아픈 순간이었습니다.

하명진 기자 [zipsa@animalpla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