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an-Francois Largot
아프리카의 광활한 초원, 케냐의 마사이 마라 국립공원 깊은 곳에서 눈앞에 펼쳐진 위험한 상황이 많은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었습니다.
아찔한 높이의 수직 절벽 아래로 어린 새끼 사자 한 마리가 미끄러져 떨어져, 오도 가도 못한 채 울음을 터뜨리고 있었습니다.
새끼의 위급한 상황을 알게 된 사자 무리는 절벽 가장자리에 모여들었습니다. 그러나 가파르고 무너져 내리기 쉬운 흙 절벽 앞에서 그 누구도 선뜻 용기를 내지 못하고 망설일 뿐이었습니다.
무리의 다른 사자들은 그저 안타까움과 불안감 속에 아래를 내려다볼 뿐, 위험을 감수하고 뛰어들려는 기색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Jean-Francois Largot
그때, 침묵을 깨고 한 사자가 조용히 절벽 아래로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어미 사자였습니다.
어미 사자에게는 자신의 안전이나 위험 따위는 전혀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오직 위험에 빠진 새끼를 구해야 한다는 본능적인 사명감만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습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등의 보도에 따르면, 약 9년 전인 2011년, 이 극적인 순간은 야생동물 사진작가 장 프랑소와 라흐고(Jean-Francois Largot)의 카메라에 고스란히 포착되었습니다.
새끼 사자는 약 3.6m 깊이의 절벽 중간에 위태롭게 매달려 도움을 청하고 있었고, 절벽 위 무리의 다른 암사자들은 속수무책이었습니다.
Jean-Francois Largot
어미 사자는 다른 사자들에게 애처로운 눈빛으로 도움을 호소했지만, 결국 홀로 이 위험천만한 구조 작전에 나섰습니다.
어미는 부서지기 쉬운 절벽을 날카로운 발톱으로 지탱하며 조심스럽게 내려갔고, 아슬아슬한 자세로 새끼의 목덜미를 부드럽게 물었습니다.
새끼 사자 또한 본능적으로 어미를 믿고 자신의 몸에 힘을 빼며 완전히 의지했습니다.
다행히도 어미 사자는 무거운 새끼를 입에 문 채로 그 가파른 절벽을 다시 올라오는 데 성공했습니다.
Jean-Francois Largot
안전한 평지에 도착한 어미는 곧바로 새끼를 핥아주며 흙을 털어내고, 놀란 새끼를 정성스럽게 안정시켰습니다.
사진작가 라흐고는 "이토록 드라마틱하고 감동적인 광경 앞에서 카메라를 들지 않을 수 없었다"며, "야생 동물의 모성애는 인간의 그것과 마찬가지로 위대하며 소름 끼치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당시의 감격을 전했습니다.
자신보다 새끼의 생명을 우선한 어미 사자의 헌신적인 모성애는 시간이 흐른 지금도 많은 이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