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자마자 버려진 아기 원숭이가 '오렌지색 인형' 절대 놓지 못하는 이유

BY 장영훈 기자
2026.02.19 11:10

애니멀플래닛눈물바다로 만든 아기 원숭이 펀치의 사연 / x_@meguxiang


세상에 태어난지 얼마 되지 않아 엄마의 품이 아닌 차가운 바닥에 남겨진다면 얼마나 무서울까요?


한 동물원에서는 엄마에게 버림받은 아기 원숭이가 인형을 엄마처럼 의지하며 살아가는 모습이 포착돼 수만 명의 마음을 울리고 있습니다.


작고 소중한 아기 원숭이 펀치가 인형 엄마와 함께 세상 밖으로 나가는 가슴 뭉클한 이야기. 도대체 어떻게 된 영문인지 너무 궁금한데요.


애니멀플래닛눈물바다로 만든 아기 원숭이 펀치의 사연 / x_@ichikawa_zoo


◆ 500g으로 태어난 작은 생명, 엄마와의 슬픈 이별


작년 7월, 일본 지바현 이치카와시 동식물원에서 몸무게가 고작 500g밖에 안 되는 아주 작은 일본원숭이가 태어났습니다.


이름은 펀치. 하지만 펀치의 시작은 순탄하지 않았습니다. 처음 새끼를 낳은 엄마 원숭이가 너무 힘이 든 나머지 펀치를 돌보지 않고 외면해 버린 것이죠.


그대로 두면 펀치의 생명이 위험해질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결국 사육사들이 결단을 내렸습니다. 펀치를 엄마 원숭이 대신 직접 키우기로 한 것입니다.


애니멀플래닛눈물바다로 만든 아기 원숭이 펀치의 사연 / x_@meguxiang


◆ "이 인형이 내 엄마예요" 오렌지색 인형과의 만남


아기 원숭이들은 원래 엄마의 털을 꽉 붙잡으며 근육을 키우고 안정감을 얻습니다. 하지만 엄마가 없는 펀치에게는 붙잡을 곳이 없었죠.


사육사들은 수건도 말아주고 다양한 인형을 줘봤지만 아기 원숭이 펀치가 선택한 것은 바로 오렌지색 오랑우탄 인형이었습니다.


길고 부드러운 인형의 털이 엄마의 품처럼 느껴졌던 걸까요. 펀치는 어디를 가든 이 인형을 꼭 껴안고 다녔습니다.


밤이 되어 사육사들이 퇴근하고 혼자 남겨질 때도 펀치는 인형 엄마의 품에 얼굴을 묻고 잠이 들었습니다. 이 인형은 펀치에게 단순한 장난감이 아니라 세상에서 가장 든든한 보호자였습니다.


애니멀플래닛눈물바다로 만든 아기 원숭이 펀치의 사연 / x_@meguxiang


◆ 다시 돌아간 원숭이산, "힘내라 펀치!" 응원 물결


지난 1월, 드디어 아기 원숭이 펀치가 친구들이 있는 원숭이산으로 돌아가는 날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다른 원숭이들은 낯선 펀치를 보고 소리를 지르며 위협하기도 했습니다.


겁에 질린 펀치가 할 수 있는 일은 인형을 더 꽉 껴안는 것뿐이었죠. 이 모습이 SNS에 공개되자 일본 전역에서 "힘내라 펀치"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수천 건의 응원 메시지가 쏟아졌죠.


아기 원숭이 펀치를 응원하기 위해 동물원을 찾는 사람들도 평소보다 훨씬 많아졌다고 합니다. 사람들은 인형을 놓지 못하는 펀치를 보며 눈시울을 붉히면서도, 씩씩하게 적응하려는 모습에 박수를 보냈습니다.


애니멀플래닛눈물바다로 만든 아기 원숭이 펀치의 사연 / x_@ichikawa_zoo


◆ 인형 엄마를 졸업하는 그날까지


현재 아기 원숭이 펀치는 몸무게가 2kg까지 늘어나며 아주 건강하게 자라고 있습니다. 여전히 무서울 때는 인형을 찾거나 구석에 혼자 있기도 하지만 이제는 먼저 다른 친구 원숭이들에게 다가가 장난을 치기도 합니다.


사육사들은 펀치가 언젠가 인형 없이도 친구들과 행복하게 뛰어놀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비록 시작은 외롭고 힘들었지만 인형 엄마와 사육사 그리고 전 세계 사람들의 응원 덕분에 펀치는 오늘도 한 걸음 더 성장하고 있습니다.


아기 원숭이 펀치가 인형을 내려놓고 진짜 원숭이 친구의 손을 잡는 그날, 우리 모두 다시 한번 큰 박수를 보내주어야겠습니다.


애니멀플래닛눈물바다로 만든 아기 원숭이 펀치의 사연 / x_@SMMoupXejB10442


[오늘의 동물 정보] 아기 원숭이에게 애착 인형이 필요한 과학적 이유


사연 속 아기 원숭이 펀치가 왜 그토록 인형에 집착하는지, 그 속에는 따뜻한 과학적 사실이 숨어 있습니다.


1. 접촉 위안: 아기 원숭이는 먹이를 주는 엄마보다 부드러운 촉감을 주는 엄마에게 더 큰 안정감을 느낍니다. 펀치에게 인형의 부드러운 털은 불안감을 없애주는 최고의 약입니다.


2. 사회성 발달의 징검다리: 인형을 통해 얻은 안정감은 훗날 다른 원숭이들과 어울릴 수 있는 용기를 만들어줍니다.


3. 근육 발달: 인형을 꽉 붙잡는 행동은 실제 나무를 타거나 다른 원숭이의 몸에 매달릴 때 필요한 움켜쥐는 힘을 길러줍니다.

장영훈 기자 [hooon@animalpla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