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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단한 하루를 마치고 따뜻한 침대 속 휴식을 꿈꾸며 안방 문을 연 남편은 단 0.1초 만에 조용히 문을 닫고 발길을 돌려야 했습니다. 아내를 향한 사랑, 그리고 그 아내가 금지옥엽 아끼는 반려견들의 평화로운 취침을 방해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평소 '강아지 바보'라고 불릴 만큼 반려견 사랑이 지극한 아내 덕분에, 이 집의 서열 1위는 단연 네 발 달린 친구들입니다.
남편이 조심스레 들여다본 침대 위에는 아내를 중심으로 양옆에 대형견들이 마치 보디가드처럼 자리를 잡고 깊은 잠에 빠져 있었습니다. 남편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라곤 바늘구멍만큼도 보이지 않는 완벽한 '철통 보안' 상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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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평소에도 "아이들이 옆에 있어야 잠이 잘 온다"며 반려견들과 함께하는 취침을 고수해 왔습니다. 남편 역시 강아지들을 사랑하지만, 매일 밤 거실 소파로 내몰리는 신세가 처량한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오늘도 남편은 익숙한 듯 거실로 나와 좁은 소파 위에 몸을 구부정하게 눕혔습니다.
허전한 마음을 달래려 TV를 켜보지만, 안방에서 들려오는 아내와 강아지들의 규칙적인 숨소리에 이내 쓴웃음이 지어집니다. "내 집인데 왜 내 침대에서 자질 못하니"라는 영화 속 대사가 머릿속을 스치지만, 반려견의 쌔근거리는 모습에 화조차 낼 수 없는 것이 대한민국 반려견 가구 남편들의 공통된 운명일지도 모릅니다.
하명진 기자 [zipsa@animalplane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