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집 CCTV 화면 속, 1년 전 떠난 고양이가 아버지 자리에 앉아있었습니다"

BY 장영훈 기자
2026.05.29 11:22

아버지 돌아가시자 집 나갔던 고양이, 1년 뒤 CCTV 속 '이 자리'에 앉아있던 이유는?


애니멀플래닛텅 빈 마당 아버지 자리를 지키는 고양이 / sohu


살다보면 세상에는 논리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기적 같은 순간이 있습니다. 가족의 죽음을 동물이 어디까지 이해하는지 알 수 없지만 때로는 그들의 행동이 인간보다 더 깊은 슬픔을 말해주곤 하죠.


여기 1년 전 아버지를 여의고 홀연히 사라졌던 고양이 한 마리가 보여준 믿기 힘든 행동이 많은 이들의 눈시울을 붉히고 있습니다.


사연은 이렇습니다. 중국 저장성 출신의 한 남성은 연휴에 고향에 가지 못하고 타지에서 홀로 시간을 보냈습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직계 가족이 없는 고향 집은 늘 비어 있었기 때문이죠.


애니멀플래닛텅 빈 마당 아버지 자리를 지키는 고양이 / sohu


적막한 마음을 달래려 휴대전화로 고향집 마당의 CCTV를 무심코 연결한 순간, 남성은 자신의 눈을 의심했습니다.


화면 정중앙에는 1년 전 자취를 감췄던 아버지의 반려묘가 의젓하게 자리를 잡고 앉아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사실 이 고양이는 아버지가 생전에 길에서 데려와 정성으로 키운 길고양이 출신이었습니다.


아버지와 유독 유대감이 깊었던 고양이는 1년 전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자마자 마치 세상을 잃은 듯 집을 나가버렸죠. 가족들이 온 동네를 이 잡듯 뒤졌지만 흔적조차 찾을 수 없었습니다.


텅 빈 마당 아버지 자리를 지키는 고양이 / sohu


가끔 이웃들이 마당에서 고양이를 봤다며 간식을 챙겨주려 했지만 녀석은 먹이만 먹고는 누구의 손길도 허락하지 않은 채 다시 어둠 속으로 사라지곤 했습니다.


그런데 온 가족이 모이는 밤, 이 고양이는 약속이라도 한 듯 다시 돌아왔습니다. 어디서 시간을 보냈는지 알 수 없지만 녀석은 아버지가 생전에 가장 좋아하던 마당 한복판에 조용히 앉아 허공을 응시하고 있었습니다.


보통은 인기척에 놀라 숨기 마련인데 그날따라 고양이는 마치 누군가를 기다리는 사람처럼 미동도 없이 그 자리를 지켰습니다. 화면 너머로 이 광경을 지켜보던 아들은 참았던 눈물을 터뜨리고 말았습니다.


애니멀플래닛텅 빈 마당 아버지 자리를 지키는 고양이 / sohu


고양이가 앉아 있는 곳은 아버지가 생전에 늘 앉아 햇볕을 쬐던 자리였거든요.


"녀석은 아빠를 생각하고 있었고, 저 역시 아빠를 생각하고 있었습니다"라는 아들의 말처럼 고양이와 아들은 서로 다른 공간에 있었지만 같은 그리움을 공유하고 있었던 셈입니다.


잠깐 생각해보면 더 놀라운 일입니다. 동물이 날짜를 계산할 리 없는데 하필 가족이 가장 그리운 명절에 나타난 건 정말 우연이었을까.


애니멀플래닛텅 빈 마당 아버지 자리를 지키는 고양이 / sohu


이 사연은 SNS를 통해 급속도로 퍼지며 수만 명의 심금을 울렸습니다. 사연을 접한 사람들은 "주인은 없지만 집은 그대로라는 걸 고양이도 알고 있었나 보다", "평생 한 명의 주인만 섬기는 고양이의 충성심에 소름이 돋는다"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아마도 녀석은 지난 1년 동안 한 번도 아버지를 잊은 적이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그 고양이는 비어있는 마당을 지키며 아버지의 온기를 찾고 있을까요.


말 못 하는 짐승이라고 생각했던 존재가 보여준 이 깊은 사색의 시간은 우리에게 사랑의 유효기간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만듭니다.

장영훈 기자 [hooon@animalpla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