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사막서 8세 소년이 발견한 돌맹이, 알고 보니 1700년 전 로마 신전 유물

BY 하명진 기자
2026.05.28 06:29

애니멀플래닛이스라엘 고대유물관리국


이스라엘의 광활한 사막 한복판에서 어린 소년의 호기심 어린 시선 덕분에 천칠백 년 동안 묻혀 있던 고대 로마의 역사적 유물이 세상에 빛을 보게 되었습니다.


외신과 이스라엘 문화재청(IAA)에 따르면, 레호보트 출신의 8세 소년 도르 볼리니츠는 가족들과 함께 네게브 사막의 라몬 크레이터 인근을 찾았다가 역사적 가치가 매우 높은 고대 조각상 파편을 발견했습니다. 학교 교실에서 학급 친구들에게 보여줄 독특한 기념품을 찾던 소년의 눈에 땅바닥에 떨어진 기이한 줄무늬 돌멩이 하나가 포착된 것이 시초였습니다.


단순한 돌이 아님을 직감한 소년은 동행했던 고고학자이자 아버지의 지인인 아키바 골든헤르쉬에게 이를 보여주었습니다. 가로와 세로가 각각 6cm 크기인 이 유물은 정교한 옷 주름이 새겨진 인간 형상의 일부였습니다. 이스라엘 문화재청 도난방지국 감독관이기도 한 골든헤르쉬는 현지에서 생산된 광물 성분과 조각 기법을 바탕으로 이것이 로마 시대의 유물임을 즉각 알아채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애니멀플래닛이스라엘 고대유물관리국


전문가들의 초기 분석에 따르면, 이 조각상은 고대 그리스·로마 남성들이 입던 두꺼운 망토 형태의 의복인 '히마티온'을 걸친 모습을 섬세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고고학계는 이 유물이 로마 신화의 최고신인 '유피테르(제우스)' 또는 과거 이 지역을 지배했던 나바테아 왕국의 신 '제우스-두샤라'를 묘사한 신전 조각상의 일부분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유물이 발견된 라몬 크레이터 일대는 과거 로마와 나바테아 문명이 활발하게 교류하던 고대 '향신료 경로(Spice Route)'의 핵심 요충지였습니다. 전문가들은 사막의 혹독하고 건조한 기후 덕분에 유물이 오랜 세월 동안 온전히 보존될 수 있었으며, 지속적인 침식 작용으로 인해 땅속에 묻혀 있던 파편이 지표면 위로 우연히 노출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통상적인 정밀 발굴 조사가 아닌 일반 평지에서 이러한 로마 시대 석조 유물이 발견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사건입니다.


발견 직후 소년과 가족들은 유물을 국가에 전량 기증했습니다. 이에 이스라엘 문화재청은 소년이 다니는 학교 교실을 직접 방문해 학생들 앞에서 '좋은 시민상' 수료증을 전달하며 올바른 문화재 보호 의식을 실천한 소년의 행동을 격찬했습니다.

하명진 기자 [zipsa@animalpla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