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산이 똥오줌 쓰레기장으로?! 지옥으로 변해버린 에베레스트 최악의 근황

BY 하명진 기자
2026.06.04 19:29

애니멀플래닛텐트와 산소통 등 쓰레기로 뒤덮인 에베레스트. 인스타그램 @angelova__angelina 캡처


전 세계 알피니스트들의 영원한 동경이자 지구의 지붕으로 불리는 에베레스트(해발 8,849m)가 무분별한 상업화의 홍수 속에 거대한 쓰레기장으로 신음하고 있습니다. 최근 정상 정복을 앞두고 거쳐 가는 마지막 요충지에 쓰레기와 오물이 가득 쌓인 충격적인 모습이 포착되어 지구촌에 큰 경종을 울리고 있습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에베레스트 전문 소식지인 '에베레스트 투데이(Everest Today)'는 최근 해발 7,900m에 위치한 사우스콜 캠프(캠프 IV)의 처참한 실상을 담은 영상을 고발했습니다. 이곳은 산악인들이 정상으로 향하는 마지막 여정을 시작하기 전, 숨을 고르고 휴식을 취하는 매우 상징적인 장소입니다.


하지만 공개된 영상 속 캠프의 풍경은 참담함 그 자체였습니다. 매서운 고산의 강풍 속에 갈가리 찢겨 흔들리는 낡은 텐트들이 널브러져 있었고, 사용하고 버려진 빈 산소통과 찌그러진 음식 캔들이 하얀 눈밭을 어지럽게 뒤덮고 있었습니다. 심지어 등반객들이 수습하지 않고 그대로 방치한 배설물까지 눈 위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습니다.


해당 매체는 "지구상에서 가장 신비롭고 특별한 공간이 에베레스트 상업화가 낳은 가장 추악한 민낯으로 변질됐다"라며 "버려진 장비와 텐트, 오물들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캠프장을 등반 장비의 거대한 공동묘지로 만들고 있다"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그동안 이 신성한 산을 정화하려는 환경 단체와 정부 차원의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산소마저 희박한 고산 지대의 혹독한 기후와 극한의 환경 탓에 대규모 수거 작업은 늘 한계에 부딪혀왔습니다.


지난 2024년에는 현지 고산 부족인 셰르파들과 네팔 군인들이 목숨을 건 작전 끝에 약 11t의 쓰레기를 수거하고 방치된 시신 4구를 수습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습니다. 놀라운 점은 당시 수거된 오물 중에는 무려 69년 전인 과거에 버려진 흔적까지 포함되어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에베레스트가 오랜 세월 동안 치유되지 못한 채 쓰레기를 축적해왔음을 증명합니다.


산악 전문가들은 이러한 환경 파괴의 주범으로 과도한 등반 상업화와 과밀화 현상을 지목합니다. 영국의 베테랑 원정대 리더인 팀 모스데일은 "최근 에베레스트를 찾는 이들 중에는 순수한 등반 정신보다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SNS)에 올릴 인증숏과 타이틀을 얻기 위해 오는 사람들이 급증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이어 "기본적인 체력이나 준비가 턱없이 부족한 이른바 '관광객형 등반가'들이 늘어나면서, 이들의 수발을 들고 안전을 책임지는 고산 민족 셰르파들의 생명까지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라며 안타까움을 토로했습니다.

하명진 기자 [zipsa@animalpla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