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에 마주친 뼈만 남은 길고양이, 그리고 경비원의 진짜 너무한 한마디
출근길에 마주친 뼈만 남은 길고양이 / x_@Mayandeval
어떤 분이 가판대 옆을 지나가는데 인도 한구석에 조그만 길고양이 한 마리가 가만히 웅크리고 있더랍니다. 처음엔 햇볕이 좋아서 그냥 나른하게 자나 싶었는데 이상하게 숨소리도 없고 미동도 없어서 가까이 가보니까 이미 숨이 멎어있었던 거죠.
제대로 먹지도 못했는지 뼈가 다 만져질 정도로 야윈 모습이라 손이 부르르 떨렸답니다. 도저히 발이 안 떨어져서 근처 건물 관리실에 가서 저기 고양이가 죽어있는데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물어봤나 봅니다.
근데 돌아온 말이 참 가관이더군요. 귀찮다는 표정으로 "그냥 저기 쓰레기통에 던지면 된다"고, 아주 아무렇지도 않게 툭 던지더랍니다.
아무리 주인 없는 유기묘라지만 그래도 한때 살아 움직이던 생명인데 죽자마자 오물 취급을 당하는 걸 보니까 속에서 뭔가 팍 꼬였습니다.
솔직히 여기서 그냥 모른 척 지나치는 게 속 편할 수도 있습니다. 나랑 상관없는 일이니까요. 근데 이 사람은 그게 안 됐나 봅니다. 관리인 말에 너무 충격을 받아서 멍하니 서 있다가 결국 자기가 직접 수습하기로 마음을 먹은 거죠.
출근길에 마주친 뼈만 남은 길고양이 / x_@Mayandeval
어디서 비닐이랑 가방을 급하게 구해와서는 차가운 바닥에 누워있던 그 조그만 몸을 조심조심 감싸 안았습니다.
생각해보면 참 씁쓸합니다. 이 작은 게 도심 한복판에서 굶어 죽어갈 동안 다들 폰만 보느라 눈길 한번 안 줬을 거 아녜요. 남성은 고양이를 품에 꼭 안고 한참을 걸어서 인적이 드문 커다란 나무 밑으로 갔습니다.
그리고 흙을 조심스럽게 파내서 비석도 없고 이름도 없는 작은 무덤을 만들어줬습니다. 거창한 장례식은 아니었지만 최소한 쓰레기통으로 처박히는 비참한 꼴은 면하게 해준 셈입니다.
우리가 세상 모든 유기동물의 비극적인 결말을 다 막을 수는 없겠죠. 하지만 적어도 내 눈에 밟힌 그 순간만큼은 냉정하게 외면하지 않는 게 진짜 인간미가 아닐까 싶습니다.
출근길이나 등굣길에 매일 마주치는 수많은 길 위의 생명들, 만약 당신이 그 자리에 있었다면 과연 어떤 선택을 하셨을 것 같나요? 괜히 오늘 퇴근길엔 가방에 츄르라도 하나 넣어 다니고 싶어지는 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