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치과서 임플란트 11개 동시 시술 받던 70대 사망… 국과수 "마취제 독성 반응 추정"

BY 하명진 기자
2026.08.14 07:30

애니멀플래닛MBN 뉴스 방송화면 캡처


서울 강남의 한 의료기관에서 하루 만에 11개의 임플란트를 식립하는 무리한 수술을 받다가 심정지로 목숨을 잃은 70대 여성의 사망 원인이 국소마취제 과다 사용에 따른 독성 반응 때문이라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의 판단이 나왔습니다.


관련 보도에 따르면 국과수는 지난 겨울 치과 치료 중 숨진 75세 환자 A씨의 시신을 정밀 감정한 결과, 치과용 국소마취제인 '아티카인'의 독성 작용이 사망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을 수사 기관에 전달했습니다.


사고 당일 A씨는 고난도에 해당하는 11개 임플란트 동시 식립 수술에 들어갔으며, 마취 약물이 투여된 지 불과 16분 만에 신체 이상 징후를 보였습니다. 이후 긴급히 인근 대형병원 응급실로 이동해 응급처치를 받았으나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습니다.


당시 이송된 대학병원 의무기록에 의하면, 해당 치과 관계자는 응급실 의료진에게 아티카인 앰플 16개를 사용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치과에서 널리 쓰이는 아티카인은 환자의 몸무게 1kg당 최대 7mg까지만 투여하도록 안전 기준이 정해져 있습니다.


당시 체중이 54kg이었던 A씨의 적정 최대 투여량은 378mg 수준입니다. 하지만 실제 사용된 것으로 기록된 16개 분량은 총 1,088mg에 달해 권장 기준치를 약 2.9배나 초과한 수치입니다. 국소마취제가 기준치를 크게 넘어 체내에 다량 흡수될 경우 중추신경과 심혈관계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며, 발작이나 부정맥을 거쳐 심정지까지 유발할 수 있습니다.


의료계에서는 짧은 시간 안에 11개의 임플란트를 한꺼번에 심으려다 보니 통증 차단을 위해 마취제가 과도하게 투여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비현실적으로 저렴한 비용을 앞세워 환자를 모은 뒤 무리한 무더기 시술을 강행하는 일부 '덤핑 치과'의 영업 방식에 대한 비판도 거세지고 있습니다.


대한치과의사협회 역시 파격적인 가격 할인을 내세워 환자를 유인한 후 안전성이 담보되지 않은 과잉 진료를 일삼는 행태가 국민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고 경고해 왔습니다. 현재 경찰은 마취제 투여 과정의 과실 여부와 응급 조치가 적절했는지 등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입니다.

하명진 기자 [zipsa@animalpla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