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
부산사랑의열매 사무실로 전화 한 통이 걸려 왔습니다. 1억 원이라는 고액 기부를 결정하면서 정작 자신의 이름은 감추고, 네 마리 반려견의 이름을 기부자 명부에 올려달라는 요청이 전달되었습니다.
명부에 올라간 이름은 '동군, 이랑, 우리, 하리'. 사람이 아닌 익명의 기부자가 안아 키운 반려견들의 이름이었습니다.
1억 원 이상 고액 기부자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에 사람이 아닌 반려동물의 이름이 등록된 것은 부산에서 이번이 처음입니다.
◆ 떠난 아이들과 유기견 출신 아이들
이번에 부산 417호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으로 나란히 이름을 올린 네 마리 강아지는 저마다 다른 인연을 품고 있습니다.
'동군'이와 '이랑'이는 2003년부터 인연을 맺어 가족으로 지내다 세상을 떠난 아이들입니다. 반면 '우리'와 '하리'는 2020년 유기견 보호센터에서 만난 아이들입니다.
홀로 남겨졌던 상처를 가진 두 말티즈는 새 가족을 만나 삶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가입식 당일에는 세상을 떠난 아이들을 대신해 우리와 하리가 자리를 채웠습니다.
◆ 받은 마음을 돌려주는 법
기부자가 밝힌 계기는 소박하면서도 명확했습니다.
"반려견들과 함께 생활하며 얻은 긍정적인 에너지가 삶을 견디게 했습니다. 소중한 아이들에게 받은 따뜻한 마음을 어려운 이웃들과 나누고 싶었습니다."
이 성금 1억 원은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저소득층 주민'을 지원하는 사업에 지정되어 사용될 예정입니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치료를 포기해야 하거나 기본 환경을 유지하기 힘든 취약계층을 돕는 데 쓰입니다.
◆ 서로의 곁이 되어주는 세상
기부자는 가입식을 마치며 "사람과 반려동물이 서로의 곁이 되어주는 따뜻한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말 못 하는 동물일지 모르지만, 기부자에게는 삶을 함께 지나온 가족이었습니다. 동군, 이랑, 우리, 하리라는 이름은 이제 더불어 사는 삶의 온기를 상징하는 이름으로 남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