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을 이상하게 쉬어요" 응급실 달렸다가 기네스북 올라간 고양이

BY 장영훈 기자
2026.08.28 14:42

애니멀플래닛BlueNorthern Maine coons


발바닥을 채운 '젤리' 수가 무려 29개. 보통 고양이가 가진 18개보다 11개나 많은 발가락을 지닌 아기 고양이가 20여 년 만에 세계 신기록을 경신했습니다.


미국 위스콘신주에서 메인쿤 전문 캐터리를 운영하는 커플은 생후 얼마 되지 않은 아기 고양이 '에레버스 아노말리'의 발을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발끝마다 발가락이 유난히 빽빽하게 돋아 있어 확인해 보니 총 29개였습니다. 기존 기네스 세계 기록이었던 28개를 넘어선 수치입니다.


◆ 20년 만에 깨진 기네스 기록


고양이가 이처럼 많은 발가락을 지니고 태어나는 것은 '다지증'이라는 유전적 특성 때문입니다.


보통 고양이는 앞발 각 5개, 뒷발 각 4개씩 총 18개의 발가락을 가지지만, 다지증이 나타나면 수가 늘어납니다. 특히 체구가 큰 메인쿤 품종에서 상대적으로 자주 발견되는 편입니다.


기존 기록은 2002년 캐나다의 고양이 '제이크'가 세운 28개였고, 2024년 3월 미국 미시간주의 '토비'가 동률을 이루며 오랜 시간 유지되어 왔습니다.


에레버스의 아빠 고양이 역시 발가락이 24개인 다지증이었는데, 에레버스가 그 유전을 더 강하게 물려받은 셈입니다.


애니멀플래닛BlueNorthern Maine coons


◆ 응급실 X선 사진이 가져다준 반전


에레버스가 세계 신기록을 인정받게 된 계기는 뜻밖의 위기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생후 얼마 지나지 않아 입으로 숨을 쉬는 이상 증상을 보여 응급 동물병원으로 이동했고, 심각한 폐렴 진단을 받았습니다.


산소호흡기에 의존하며 힘겨운 투병을 이어간 끝에 에레버스는 다행히 회복에 성공했습니다. 그런데 응급실에서 촬영했던 X선 사진이 생각지도 못한 역할을 했습니다.


발가락 수를 공식 인정받으려면 명확한 뼈 구조를 증명하는 정밀 의료 기록이 필요한데, 위급했던 순간 찍은 X선 촬영본이 기네스 제출용 완벽한 증빙 자료가 된 것입니다.


애니멀플래닛BlueNorthern Maine coons


◆ 위기를 극복하고 찾은 세계 신기록


보호자들은 완쾌한 에레버스의 X선 사진과 서류를 제출했고, 기네스 월드 레코드 사무국은 심사를 거쳐 에레버스를 '세계에서 발가락이 가장 많은 고양이'로 승인했습니다.


보호자는 가장 두렵고 무서웠던 순간이 역설적으로 세계 신기록 여정의 시작이 되었다며 소회를 전했습니다.


죽음의 고비를 넘기고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발가락을 증명해 낸 작은 고양이의 이야기가 많은 이들에게 유쾌한 미소를 선사하고 있습니다.

장영훈 기자 [hooon@animalpla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