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앞바다서 죽은 새끼 살아날까봐 등에 업고 다니는 어미 남방큰돌고래

BY 애니멀플래닛팀
2020.06.26 10:33

애니멀플래닛죽은 새끼를 등에 업고 다니는 어미 남방큰돌고래 / 국립수산과학원


제주 앞바다에서 죽은 새끼를 등에 업고 물속에서 헤엄치고 있는 어미 남방큰돌고래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돼 안타까움을 주고 있습니다.


행여 죽은 새끼가 다시 살아나지 않을까 싶은 절박한 마음으로 죽은 새끼를 등에 업고 다니는 어미 남방큰돌고래의 마음은 얼마나 절실할까요.


26일 국립수산과학원(NIFS)은 제주도 남방큰돌고래 조사에서 죽은 새끼를 등에 업고 다니는 어미 남방큰돌고래의 행동을 지난 11일 촬영했다고 밝혔습니다.


제주시 구좌읍 연안에서 남방큰돌고래 생태를 관찰하던 중에 어미 돌고래가 이미 죽은 새끼 돌고래를 수면 위로 올리려고 하는 안타까운 모습이 포착된 것인데요


태어난 직후 죽은 것으로 추정되는 새끼 돌고래의 사체는 꼬리지느러미와 꼬리자루를 제외하고는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부패한 상태였다고 합니다.


애니멀플래닛죽은 새끼를 등에 업고 헤엄치는 어미 남방큰돌고래 / 국립수산과학원


어미 돌고래가 얼마나 오랫동안 죽은 새끼를 놓지 못했는지 보여주는 대목인데요. 가슴이 너무 아파옵니다.


김현우 박사는 죽은 새끼의 크기나 상태를 고려할 때 어미 돌고래가 2주 이상 이런 반복적인 행동을 보인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어미 돌고래는 자신의 몸에서 새끼의 사체가 떨어지면 다시 그 자리로 돌아와 새끼를 주둥이 위에 얹거나 등에 업고 유영하기를 반복해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고 하는데요.


돌고래 무리 근처에서 보트를 타고 관찰하던 연구진은 약 5분간 어미의 행동을 촬영했으며 돌고래에게 불필요한 스트레스를 주지 않기 위해 서둘러 조사를 종료했다고 전했습니다.


고래연구센터에 구축된 DB자료에서 검색한 결과, 해당 어미 돌고래는 지난 2008년 4월 처음 발견돼 'JBD085'라는 이름으로 기록된 개체로 확인됐으며 과거에도 출산 경험이 있는 암컷 성체로 확인됐다고 합니다.


애니멀플래닛새끼가 떨어져 나가자 접근하는 어미 남방큰돌고래 / 국립수산과학원


한편 어미 돌고래가 죽은 새끼를 한동안 포기하지 않는 모습은 세계 곳곳에서 드물게 관찰되는 특이 행동 중의 하나인데요.


제주도 남방큰돌고래 무리에서도 지난 2017년과 2018년에 한 차례씩 관찰된 바 있습니다.


학자들은 죽은 새끼에 대한 어미의 애착 행동은 무리의 개체를 지키기 위한 방어 행동의 일종으로 추정하기도 했습니다.


최완현 국립수산과학원장은 "새끼를 끝까지 지키려는 어미 돌고래의 모성애를 보면서 마음이 뭉클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요즘 제주도 연안에는 돌고래를 쉽게 볼 수 있는데 돌고래 무리를 만나면 다가가거나 진로를 방해하지 말고 완전히 지나갈 때까지 기다려 주는 여유를 당부 드립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애니멀플래닛새끼가 떨어져 나가자 접근하는 어미 남방큰돌고래 / 국립수산과학원

애니멀플래닛팀 [hooon@animalpla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