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ends of Islamabad Zoo
평생 좁은 동물원에 갇혀 살던 코끼리가 드디어 자유의 몸이 됐습니다. 캄보디아의 야생 보호구역으로 이주하게 된 것입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파키스탄 법원은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마자가 동물원에 살고 있던 수컷 코끼리 카아반(Kaavan)를 캄보디아로 이주시키는 계획서를 승인했다고 하는데요.
코끼리 카아반은 지난 1985년 당시 1살 때 스리랑카에서 파키스탄 대통령 선물로 보내졌는데요. 녀석은 폭력적이라는 이유로 사슬에 묶여 생활하기를 반복해야만 했습니다.
이후 1990년 스리랑카에서 이송돼 함께 함께 설던 암컷 코끼리 사헬리가 2012년 세상을 떠난 뒤 혼자 남았었는데요.
Friends of Islamabad Zoo
짝까지 잃어 '가장 외로운 코끼리'이라고 불리기도 했습니다. 코끼리 카아반은 이후 고개를 까딱거리는 정형행동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정형행동이란 우리에 갇혀 사는 동물이 목적 없이 반복적으로 이상행동을 하는 것을 뜻하는데요. 일종의 정신질환이라고 생각하시면 이해가 빠를 듯 싶습니다.
이와 같은 사실을 알게 된 동물보호 운동가들은 코끼리 카아반을 야생으로 풀어달라고 지속해서 캠페인을 벌여왔었죠.
Free Kaavan the Elephant
미국 팝스타 셰어가 앞장서서 캠페인까지 벌이는 등 20만명 넘는 사람들이 코끼리 카이반 석방 탄원서에 서명하기도 했었습니다.
이에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고등법원은 올해 5월 "동물원이 지난 30여년간 코끼리의 욕구를 충족시켜주지 못했습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고등법원은 그러면서 "파키스탄 안이든 바깥이든, 코끼리를 적합한 보호구역으로 보내 고통을 끝내야 합니다"라고 명령했는데요.
Free Kaavan the Elephant
이슬라마바드 야생동물관리위원회는 코끼리 카아반을 이주할 야생 보호구역을 찾다가 캄보디아의 2만5천 에이커(101㎢) 규모 보호구역으로 이주시키겠다고 법원에 계획을 제출했습니다.
코끼리 카아반이 이주할 것으로 알려진 캄보디아의 야생 보호구역에는 80마리 이상의 코끼리가 재활 치료를 받고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한편 파키스탄 정부는 "법원 판결이 슬프지만 올바른 결정"이라고 밝힘과 동시에 코끼리 아반을 어떻게 캄보디아로 옮길지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평생 좁은 동물원에 갇혀 살아야만 했던 녀석은 이제 자유의 몸이 됐는데요. 그동안 갇혀 누리지 못한 자유로운 삶을 누리길 진심으로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