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노안이고 이빨 다 빠져 있다는 이유로 '입양 거부' 당해 슬픔에 잠겨 있던 회색 고양이

BY 애니멀플래닛팀
2021.04.17 08:48

애니멀플래닛instagram_@tummyandgummy


동물보호소 한쪽 구석에서 하루종일 슬픈 표정으로 벽만 보며 지내고 있는 어느 한 회색 고양이 한마리가 있습니다.


회색 고양이의 이름은 토비(Toby). 길거리에서 구조돼 보호소에 들어온지 어느덧 6년이 훌쩍 넘었다고 합니다.


그동안 회색 고양이를 입양해 가려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이유는 단 하나, 노안 얼굴 때문이었습니다.


친구들이 하나둘씩 입양돼 갈 때도 토비는 항상 동물보호소 한쪽 구석의 자리를 지켰습니다. 토비를 따뜻하게 감싸안아줄 분은 도대체 언제 나타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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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비가 앓고 있는 '엘러스-단로스 증후군'에 대해 먼저 이야기가 필요할 듯 싶은데요. 쉽게 말하자면 몸속에 콜라겐 부족으로 나타나는 증상을 가리킵니다.


피부가 늘어지고 축 지진 증상이 나타나는 것은 물론 관절이 느슨해져 쉽게 탈골이 되죠. 토비가 유독 볼살과 뱃살, 눈꺼풀 등이 축 처져 있는 것도 '엘러스-단로스 증후군' 때문이었죠.


남다른 외모 때문에 토비는 구조된 이후 6년이 지나도록 가족을 찾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토비에게 유일한 친구가 있었으니 바로 퀸턴(Quinton)이라는 이름의 7살 고양이었습니다. 퀸턴 역시 이빨이 다 빠진 고양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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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고양이 모두 건강상 문제가 있다보니 입양 의사를 밝히는 사람은 쉽게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어쩌다 퀸턴을 입양하겠다는 의사가 들어오는 경우가 있었는데 그럴 땐 보호소 측이 정중히 거절했습니다.


토비 곁에 퀸턴을 떠나보내게 하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는 판단 때문이었죠. 그러던 어느날 이 둘을 함께 입양하겠다는 뜻을 밝힌 어느 한 부부가 나타났습니다.


바로 조지나와 크리스토퍼 부부였습니다. 이들 부부는 오랫동안 키웠던 늙은 고양이를 떠나 보낸 뒤 토비와 퀸턴을 새 가족으로 입양하기로 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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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나 씨는 "이전에는 EDS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지만, 토비에게 포근한 집과 가족이 필요하다는 건 알고 있어요"라며 "아낌없이 사랑을 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태어나서 처음 받아보는 따뜻한 사랑과 관심에 두 고양이 모두 처음에는 굉장히 낯설어 하고 긴장한 모습을 보였는데 현재는 적응해 건강히 잘 지내고 있다고 하는데요.


둘을 입양한 조지나 씨는 "녀석들은 사랑받기에 충분한 존재입니다"라며 "두 녀석을 데려고 온 뒤 반려묘를 잃은 슬픔도 빨리 극복할 수 있었어요"라고 전했습니다.


노안 얼굴이라는 이유로, 이빨이 다 빠져 있다는 이유로 입양되지 못했다가 새 가족을 만난 두 녀석. 오래 오래 행복하길 진심으로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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