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고픔에 허덕인 자기들에게 먹이 챙겨준 은인 찾기 위해 600km 걸어온 아기 북극곰 형제

BY 애니멀플래닛팀
2022.01.26 06:52

애니멀플래닛hara_savey / The Siberian Times


어미 잃고 배고픔에 지쳤던 아기 북극곰 형제가 자신들에게 먹이를 나눠주고 도와준 사람들을 찾아 수백km를 걸어서 찾아온 사실이 전해져 많은 이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과 시베리안타임스 등에 따르면 작년 말 러시아 시베리아 하라서베이스코예의 한 가스전에 아기 북극곰 형제가 나타났다고 하는데요.


갑작스러운 북극곰의 등장해 현장에 있던 근로자들은 놀랐지만 잠시후 오랫동안 굶주린 탓에 앙상하게 말라있는 북극곰들의 모습을 보고 외면할 수가 없어 음식을 나눠줬다고 합니다.


그렇게 이들의 인연은 이렇게 시작됐는데요. 이후 북극곰 형제들은 종종 근로자들이 머물고 있는 숙소까지 찾아왔고 자연스레 근로자들이 키우고 있던 강아지들과도 친해지게 됐죠.



애니멀플래닛hara_savey / The Siberian Times


근로자들은 북극곰 형제에게는 지역명을 따서 '하라(Khara)'와 '사베이(Savey)'라는 이름을 각각 붙여주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북극곰 형제가 언제까지다 사람들에게 의존하도록 놔둘 수는 없는 노릇.


사람들이 주는 음식에 계속해서 의존해 살아가다보면 언젠가는 스스로 먹이를 구할 능력이 없어져 야생에서 살아 남을 수 없기 때문이었습니다.



결국 북극곰들은 가스전에서 북쪽으로 수백km 떨어진 툰드라 지대로 옮겨졌고 혹시나 모를 상황을 대비해 이들에게는 200kg 이상의 비상식량을 챙겨줬다고 합니다.


또한 몸에는 위성 추적 장치도 부착했는데 이 장치는 방사 2주 만에 떨어져 북극곰 형제들의 위치를 추적하기 어려워졌죠.


애니멀플래닛hara_savey / The Siberian Times



그렇게 포기하고 있던 그때 북극곰 형제가 근로자 숙소 앞에 다시 나타난 것이 아니겠습니까. 방사한지 18일 만에 일어난 일이었습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 북극곰 형제는 자신들에게 먹이를 준 사람들을 찾기 위해 약 600km를 걸어왔다고 합니다.


러시아 동물학자 안드레이 볼츠노프(Andrey Boltunov)는 "북극곰 형제는 돌아왔을 때 매우 건강해 보였습니다"라며 "분명히 충분한 먹이를 찾았고 털도 훨씬 깨끗해 보였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러시아 당국은 조만간 아기 북극곰 형제를 야생으로 되돌려보내기 위한 두번째 시도에 나선다고 합니다. 이번에는 훨씬 더 먼 거리에 위치한 구단스키 자연보호구역에 형제를 방사한다는 계획입니다.

애니멀플래닛팀 [hooon@animalpla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