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에게 솜뭉치처럼 귀엽다고 난리난 '한국 새'의 정체

BY 하명진 기자
2025.07.22 10:41

애니멀플래닛sunnyskyz


온몸이 마치 함박눈처럼 새하얗고, 동그란 몸집에 까만 눈을 콕 박은 모습으로 전 세계인의 심장을 저격한 새가 있습니다. 


SNS와 해외 커뮤니티에서 '세상에서 가장 귀여운 새'라는 찬사를 받으며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이 새의 주인공은 바로 한국의 텃새, 흰머리오목눈이입니다. 


많은 외국인들이 온라인에서 사진을 보고 반해버린 이 작은 생명체는 사실 우리 곁에서 사계절 내내 함께 살아가는 소중한 이웃입니다. 


오늘은 '날아다니는 솜뭉치', '눈의 요정'이라 불리며 세계적인 스타가 된 흰머리오목눈이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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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랑스러운 새의 정확한 이름은 **오목눈이(Aegithalos caudatus)**이며, 그중에서도 한국에 서식하는 아종을 **흰머리오목눈이(Aegithalos caudatus magnus)**라고 부릅니다.


많은 분들이 '뱁새'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사실 뱁새는 붉은머리오목눈이과에 속하는 전혀 다른 종이므로 '오목눈이'라고 부르는 것이 맞습니다.


특히 인터넷에서 유명한, 몸 전체가 거의 순백색에 가까운 오목눈이는 일본 홋카이도에 서식하는 아종('시마에나가')이지만, 한국의 흰머리오목눈이 역시 그에 못지않은 사랑스러운 외모를 자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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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머리오목눈이는 한국 전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텃새로, 계절에 따라 이동하지 않고 한 지역에 머물러 살아갑니다.


주로 산림이나 공원, 주택가 정원 등 나무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서든 만날 수 있죠. 이 작은 몸집의 새는 나무 사이를 분주하게 오가며 나뭇가지나 잎 사이에 숨어있는 곤충, 거미, 유충 등을 쉴 새 없이 잡아먹습니다.


곤충이 부족한 추운 겨울철에는 씨앗이나 나무의 수액을 먹으며 혹독한 계절을 이겨내는, 작지만 강한 생존력을 지녔습니다.


하지만 흰머리오목눈이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비단 외모 때문만은 아닙니다. 이들은 매우 사회적인 새로, 보통 10~20마리씩 무리를 지어 다니며 재잘거리는 모습이 무척 활기찹니다.


특히 추운 겨울밤에는 서로의 체온으로 추위를 이기기 위해 나뭇가지에 일렬로 길게 늘어서서 몸을 꼭 붙이고 잠을 자는데, 이 모습은 흰머리오목눈이의 가장 사랑스러운 습성 중 하나로 꼽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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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이들은 거미줄과 이끼를 엮어 주머니 모양의 정교하고 신축성 있는 둥지를 만드는 뛰어난 건축가이기도 합니다. 둥지 안에는 깃털을 가득 채워 새끼들이 따뜻하고 안전하게 자랄 수 있도록 하죠.


안타깝게도 종종 뻐꾸기가 이곳에 몰래 알을 낳고 가는 '탁란'의 희생양이 되어, 자신보다 훨씬 큰 뻐꾸기 새끼를 정성껏 키우는 모습이 관찰되기도 합니다.


이처럼 흰머리오목눈이는 단순히 귀여운 외모를 넘어, 흥미로운 생태와 따뜻한 습성을 지닌 매력적인 새입니다.


한국의 자연이 품은 이 작고 사랑스러운 생명체가 국경을 넘어 전 세계 사람들에게 큰 기쁨과 위로를 주고 있다는 사실이 매우 자랑스럽습니다.


혹시 공원이나 뒷산에서 작은 솜뭉치 같은 새들이 재잘거리며 날아다니는 것을 보신다면, 반갑게 인사해주세요. 그들이 바로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은 한국의 슈퍼스타, 흰머리오목눈이일 테니까요.

하명진 기자 [zipsa@animalpla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