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집에 남겨진 고양이 걱정돼 '펫캠'으로 관찰했다가 오열한 이유

BY 하명진 기자
2025.07.26 07:34

애니멀플래닛


평소처럼 현관문이 닫히고, 익숙했던 가족들의 목소리와 발소리가 사라진 집. 그 고요함 속에는 세상의 전부를 떠나보낸 작은 생명체, 고양이 아이솔라(Isola)가 홀로 남아 있었습니다.


집사 아이다 마이린(Ida Myrin)은 잠깐의 외출이었습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늘 도도하고 무심해 보였던 아이솔라가 혼자 어떻게 시간을 보낼지 궁금해 작은 카메라를 설치하고 집을 나섰습니다. 


고작 한 시간 남짓의 짧은 외출이었습니다.


하지만 집에 돌아와 카메라에 녹화된 영상을 확인한 아이다는 가슴이 먹먹해졌습니다. 화면 속 아이솔라의 모습은 그녀가 상상했던 것과는 너무나도 달랐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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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들이 모두 떠난 것을 확인한 아이솔라는, 텅 빈 집안을 헤매기 시작했습니다. 그 작은 입에는 집사의 체취가 묻어있는 기다란 끈이 들려 있었습니다. 


마치 자신의 유일한 위안인 듯, 그 끈을 물고 온 집안을 돌아다니며 서럽게, 아주 서럽게 울었습니다. "야옹"하는 울음소리가 아니었습니다. 


"돌아와 달라"고 애원하는 듯한, 마음이 찢어지는 듯한 울부짖음이었습니다.


한참을 그렇게 울며 집안을 헤매던 아이솔라는, 이내 모든 것을 포기한 듯 현관문 앞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이제나저제나, 행여나 하는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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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동도 없이 현관문만을 바라보는 그 작은 등. 혹시라도 가족들이 돌아오는 소리를 놓칠세라 귀를 쫑긋 세운 채, 아이솔라는 하염없이, 목이 빠져라 문이 열리기만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 순간, 아이솔라에게 세상은 오직 그 네모난 문 하나뿐이었습니다.


영상을 보던 아이다의 눈에서 뜨거운 눈물이 쏟아졌습니다. 사고나 치지 않을까 걱정했던 자신이 부끄러웠습니다. 


늘 곁에 있어 몰랐던, 자신의 고양이가 이토록 깊은 외로움 속에서 자신만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사실에 가슴이 미어졌습니다.


애니멀플래닛현관문 바라보며 집사 돌아오길 기다리는 고양이 / twitter_@imyrin


평소에는 도도한 모습 뒤에, 이토록 여리고 순수한 마음을 숨기고 있었던 아이솔라. 


고양이에게 집사는 잠시 머무는 존재가 아니라,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삶의 이유이자 우주 전부라는 것을, 아이솔라는 온몸으로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하명진 기자 [zipsa@animalpla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