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재미삼아 던진 돌에 알들이 깨져 있자 허망하게 바라보는 어미 백조

BY 하명진 기자
2025.07.28 10:39

애니멀플래닛MEN Media / Daily Mail (왼) 홀로 남아 둥지를 지키는 슬픈 어미 백조 (오) 아이들 장난에 깨져버린 백조의 알들

 

한순간의 짓궂은 장난이 어미 백조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습니다. 곧 태어날 새끼들을 기다리며 행복한 꿈에 부풀어 있던 어미 백조는 눈앞에서 벌어진 처참한 광경에 망연자실하고 말았습니다.


자신이 낳은 소중한 알들이 무심코 던진 돌과 벽돌에 맞아 산산조각 난 모습을 지켜봐야 했던 어미의 심정은 어땠을까요. 그 슬픔과 절망의 깊이를 감히 헤아리기 어렵습니다.


영국 맨체스터의 한 운하에서 벌어진 이 비극적인 사건은 지역 야생동물 활동가들을 통해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애니멀플래닛MEN Media / Daily Mail 평화롭게 알을 품고 있는 백조 부부


사건의 전말은 이렇습니다. 백조 부부는 운하 옆에 소중한 보금자리를 만들고, 곧 태어날 6개의 알을 품으며 부화할 날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평화는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아빠 백조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10대 청소년들이 나타나 둥지를 향해 돌과 벽돌을 던지기 시작했습니다. 아무런 이유 없는, 그저 재미를 위한 행동이었습니다.


이 무자비한 행동으로 6개의 알 중 3개가 그 자리에서 깨져버렸고, 어미 백조는 이 모든 과정을 속수무책으로 지켜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애니멀플래닛MEN Media / Daily Mail 아이들 장난에 깨져버린 백조의 알들


얼마 후 둥지로 돌아온 아빠 백조는 충격적인 장면에 큰 스트레스를 받은 듯, 둥지를 떠나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홀로 남겨진 어미 백조는 남은 알이라도 지키기 위해 애썼지만, 이미 마음은 무너져 내린 뒤였습니다. 새끼들을 잃은 슬픔과 짝에게 버림받았다는 절망감에 시달리던 어미 백조는 결국 둥지에서 숨을 거두고 말았습니다.


야생동물 활동가들은 어미 백조가 '상심(broken heart)'으로 인해 죽음에 이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극심한 스트레스가 결국 죽음을 부른 것입니다.


애니멀플래닛MEN Media / Daily Mail 홀로 남아 둥지를 지키는 슬픈 어미 백조


철없는 아이들의 장난이 한 생명의 탄생을 앗아가고, 어미의 목숨까지 앗아간 안타까운 사건입니다.


활동가들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남은 알 중 부화에 성공한 것은 단 하나뿐이었습니다. 어미의 품에서 태어나는 기쁨을 누리지도 못한 채 홀로 세상에 나온 아기 백조.


어미 백조가 하늘에서라도 아기 백조들을 만나 평안하기를 바랄 뿐입니다.

하명진 기자 [zipsa@animalpla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