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tureCaughtOnCamera
한가로운 풍경 속에 숫사자와 암사자 한 쌍이 있었습니다. 암사자는 다친 것인지 혹은 단순히 휴식을 취하는 것인지 그 자리에 가만히 누워 미동도 하지 않았고, 숫사자는 그 곁을 떠나지 않고 맴돌며 상황을 살피고 있었습니다.
그때, 저 멀리서 육중한 몸집의 코뿔소 세 마리가 나타나 사자들에게 위협을 가하며 다가오기 시작했습니다.
보통의 경우라면 코뿔소와 같은 거대한 동물이 위협적으로 접근하면 맹수라 할지라도 충돌을 피하기 위해 재빨리 자리를 피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러나 숫사자는 도망은커녕 안절부절못하는 기색만 보일 뿐, 그 자리를 떠나지 못했습니다. 바로 곁에 있는 암사자가 도통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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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더 가까워지는 코뿔소 세 마리의 위협에 숫사자는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다고 판단한 듯, 자신의 몸집을 부풀리며 코뿔소들에게 위협을 가했습니다.
코뿔소와 정면으로 맞붙는다면 숫사자는 처절한 패배를 면치 못할 것이 분명했지만, 사랑하는 암사자를 홀로 두고 떠날 수 없다는 헌신적인 태도로 그 자리를 끝까지 굳건하게 지키며 용기를 보여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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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잠시 후, 모두의 긴장 속에 어이없는 상황이 펼쳐졌습니다. 코뿔소들의 위협과 숫사자의 긴장감이 무색하게도, 암사자는 너무나도 느긋하고 태평하게 자리에서 일어나 유유히 걸어 떠나는 것이었습니다.
그제서야 숫사자는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듯 안도의 한숨을 쉬며 암사자의 뒤를 따랐습니다.
이 숫사자는 코뿔소 앞에서 사랑하는 상대를 지키기 위해 자신의 안위는 잠시 잊은 완벽한 로맨틱 사자의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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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숫사자의 헌신적인 행동에 대해 야생동물 전문가들은 '짝 지키기(Mate Guarding)' 본능의 강력한 발현으로 분석합니다.
숫사자는 자신의 짝인 암사자를 위협으로부터 보호함으로써 자신의 유전자를 이어갈 가능성을 지키려 합니다.
코뿔소에게 맞서는 것은 치명적인 위험을 감수하는 일이지만, 자신의 사회적 지위와 짝과의 유대를 지키는 것이 더 큰 생존 전략이기 때문에 물러서지 않은 것입니다.
특히 암사자가 취약한 상태(쉬거나 다쳤을 때)일수록 숫사자의 보호 본능은 더욱 강하게 나타나며, 이는 단순한 감정을 넘어 종족 보존을 위한 헌신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