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azJogi
황량한 모래 위에서 숨 막히는 두 파충류의 싸움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도마뱀인 코모도 왕도마뱀과 치명적인 독을 품은 뱀의 대결은, 보는 이들에게 엄청난 긴장감을 선사합니다.
이미 싸움은 절정으로 치달아, 코모도 왕도마뱀이 뱀의 허리 부분을 앙칼지게 물어뜯고 있는 상태입니다.
자신이 큰 위기에 처했음을 본능적으로 깨달은 뱀은 지체 없이 반격에 나섰습니다. 녀석은 몸을 틀어 코모도 왕도마뱀의 입과 머리 부분을 물어버렸습니다.
코모도와 뱀의 치열한 싸움 현장 / @FiazJogi
뱀은 자신이 가진 모든 힘을 쥐어짜 끊임없이 맹독을 주입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코모도 왕도마뱀은 마치 돌덩이처럼 미동도 하지 않고 꿈쩍을 안 했습니다.
그러자 뱀은 다시 한번 코모도의 뒷다리 부분을 물어 독을 주입하려 시도했습니다.
이빨과 턱의 힘이 강할 리 없는 뱀은 여러 차례 코모도를 물며 상처를 내고 독을 주입하려 했지만, 코모도 왕도마뱀은 한 번 물고 있는 뱀의 몸을 절대로 놓지 않고 마치 망부석처럼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뱀이 물어도 꿈쩍도 않는 코모도 / @FiazJogi
이 치열한 싸움의 승자와 패자는 곧바로 가려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뱀의 독이 통하지 않는 듯 미동 없는 코모도의 완강한 모습으로 미루어 볼 때, 결국 뱀이 거대한 도마뱀에게 제압당해 잡아먹혔을 가능성이 매우 높았습니다.
정글의 잔혹한 생존 법칙 속에서, 코모도 왕도마뱀은 독사의 공격에도 굴하지 않는 초월적인 생존력을 과시하고 있는 듯했습니다.
코모도가 반응이 없자 다른 곳을 물어뜯는 뱀 / @FiazJogi
코모도 왕도마뱀이 독사의 맹독 공격에도 굴하지 않고 싸울 수 있는 능력에 대해 동물 전문가들은 흥미로운 견해를 제시합니다.
실제로 코모도 왕도마뱀은 뱀의 맹독에 대한 어느 정도의 내성(면역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는 그들의 긴 진화 과정과 생존 환경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입니다. 코모도 왕도마뱀은 사냥하는 먹이 범위가 넓고, 때로는 독사를 포함한 다른 파충류와도 충돌이 잦습니다.
또한, 코모도 왕도마뱀 자체도 독샘(venom gland)을 가지고 있어 독소를 분비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으며, 이 독소는 사냥감을 마비시키고 혈압을 낮추는 역할을 합니다.
코모도를 물어뜯는 뱀 / @FiazJogi
전문가들은 코모도 왕도마뱀이 자신의 독소와 유사한 성분 혹은 환경 내 독소에 자주 노출되면서, 뱀독의 주성분인 신경독이나 출혈독에 대항할 수 있는 높은 생화학적 저항성을 발달시켰을 것이라 분석합니다.
특히 최근의 게놈(유전체) 분석 결과는 이들이 독성 물질에 노출되고도 살아남을 수 있는 유전적 단서를 보여주었으며, 이는 치명적인 독에 대한 방어 기제를 가지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따라서 뱀이 아무리 독을 주입해도, 코모도 왕도마뱀은 그 독을 견뎌내며 자신의 강력한 턱 힘과 체중을 이용해 상대를 제압할 수 있는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