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들에게 달려드는 코끼리 @sullyswildlife
푸른 들판 한가운데에서 슬픔의 장면이 펼쳐졌습니다. 몇 마리의 사자들이 모여 무언가를 에워싸고 있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바로 그때, 거대한 코끼리 한 마리가 땅을 울리며 미친 듯이 달려오기 시작했습니다. 그 거대한 몸집과 다급한 움직임은 분명 보통의 상황이 아님을 말해주었습니다.
코끼리가 가까이 다가오자, 먹이를 둘러싸고 있던 사자들은 본능적인 위협을 느끼고는 사방으로 뿔뿔이 흩어져 달아나 버렸습니다.
사자들이 완전히 사라지자, 코끼리의 눈앞에 나타난 것은 너무나도 잔혹한 현실이었습니다.
사자들이 모인 곳에 달려온 코끼리 @sullyswildlife
사자들이 에워싸고 있던 것은 바로 아기 코끼리였습니다. 이미 힘없이 바닥에 누워 미동도 하지 않는 작은 몸. 어미 코끼리는 그제야 자신이 늦었다는 것을 깨달은 듯했습니다.
분노와 슬픔이 뒤섞인 듯, 어미 코끼리는 흩어지는 사자들을 향해 거대한 발길질을 하며 울분을 토해냈습니다. 하지만 이미 벌어진 일은 시간을 되돌릴 수 없었습니다.
그 어떤 분노도, 격한 몸짓도, 싸늘하게 식어버린 새끼의 숨결을 되돌릴 수는 없었습니다.
코끼리를 보자 황급히 흩어지는 사자들 @sullyswildlife
모든 분노가 잦아들자, 그 자리에는 새끼를 지켜주지 못했다는 깊은 미안함과 상실감만이 남았습니다. 엄마 코끼리는 죽은 새끼의 작은 몸 옆에 코를 대고 하염없이 울부짖었습니다.
그 울음소리는 넓은 초원을 가득 채우며, 살아있는 모든 생명체의 마음을 저리게 만드는 듯했습니다. 마치 '미안하다, 엄마가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하다'라고 소리치는 것만 같았습니다.
엄마 코끼리는 새끼 곁을 떠나지 못하고 계속해서 그 주위를 서성거렸습니다. 차가워진 새끼의 몸을 어루만지고, 슬픈 울음을 토해냈습니다.
정신없이 도망가는 사자들 @sullyswildlife
죽은 아기 코끼리를 보며 오열하는 엄마 코끼리 @sullyswildlife
그러나 이 안타까운 슬픔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자들은 멀지 않은 곳에서 엎드린 채, 어미 코끼리가 지칠 때만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사랑하는 새끼를 잃은 슬픔에 빠진 어미와, 그 슬픔이 끝나기만을 기다리는 냉혹한 사자들의 모습.
이처럼 대비되는 두 모습이 공존하는 초원의 풍경은, 삶과 죽음의 경계가 얼마나 잔인하고 또렷한지를 보여주기에, 보는 이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드는 슬픈 이야기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