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냥꾼이 모피 얻으려고 총 겨누자 살려달라고 머리 조아린 바다 표범

BY 하명진 기자
2025.11.07 09:54

애니멀플래닛Michael Bernard / HSI


광활하게 펼쳐진 흰 눈의 왕국, 캐나다 뉴펀들랜드 해안. 그 얼음 위를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어린 하프 바다표범 한 마리가 미숙한 걸음으로 조심스레 움직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순수한 생명에게는 곧 닥쳐올 비극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습니다.


동물 전문 매체 더도도(The Dodo)를 통해 공개되었던 것처럼, 이 지역에서 벌어지는 바다표범 사냥의 충격적인 현실이 전 세계를 경악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카메라에는 귀하게 팔리는 모피에 흠집을 내지 않기 위해, 사냥꾼이 어린 바다표범의 머리만을 노려 총을 겨누는 모습이 담겨 있었습니다. 


방아쇠가 당겨지기 직전, 새하얀 얼음판을 붉게 물들일 끔찍한 순간의 직전이 포착된 것입니다.


애니멀플래닛Michael Bernard / HSI


애니멀플래닛Michael Bernard / HSI


매년 3월에서 4월 사이, 뉴펀들랜드 섬 근처에는 바다표범을 사냥하려는 사람들이 대거 몰려듭니다. 그 이유는 명확합니다. 


바로 이 시기가 어린 바다표범들이 태어나는 때이며, 이들의 부드러운 털이 고가에 거래되는 모피 시장의 주된 목표물이기 때문입니다.


사진 속 어린 바다표범 역시 잠시 먹이를 구하러 나간 어미와 떨어져 홀로 남아 사냥꾼의 표적이 되었습니다. 


자신을 향해 겨눠진 총구를 알지 못하는 듯, 혹은 이미 모든 것을 체념한 듯 사냥꾼을 그저 바라보는 그 맑은 눈빛은 보는 이들의 마음을 무너뜨립니다.


애니멀플래닛Michael Bernard / HSI


이러한 잔혹한 사냥이 계속되는 근본적인 배경에는 캐나다에서 바다표범 사냥이 합법적으로 허용되고 있다는 사실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매년 수십만 마리에 달하는 바다표범이 포획되는 것이 현실입니다. 


사냥꾼들은 모피의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주로 머리 부위를 집중적으로 공격하며, 갈고리(하카픽)를 이용해 사체를 끌고 가는 비인도적인 방식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애니멀플래닛Michael Bernard / HSI


더욱 충격적인 것은, 일부 사냥된 바다표범들은 숨이 완전히 끊어지기도 전에 가죽이 벗겨져 팔려나간다는 사실입니다. 


이렇게 얻어진 가죽은 모피 코트, 의류, 액세서리 등으로 가공되어 시장에서 거래됩니다.


동물 보호 단체 및 전문가들은 이처럼 사냥하기 쉬운 어린 개체들만 집중적으로 노리는 행태 때문에, 장기적으로 바다표범의 개체수가 급격히 감소할 것이라고 깊이 우려하고 있으며, 국제적인 비판과 함께 사냥 중단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하명진 기자 [zipsa@animalpla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