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lliam Steel
야생 원숭이 한 마리가 바닥에 미동 없이 누워있는 동료에게 마치 심폐소생술(CPR)을 시도하는 듯한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되어 보는 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습니다.
언뜻 보기에 생명을 구하려는 긴박한 상황처럼 보이는 이 사진 뒤에는, 사람들의 예상을 완전히 뒤엎는 놀라운 진실이 숨어 있었습니다. 과연 이 장면의 실제 의미는 무엇이었을까요?
야생동물 사진작가로 활동하는 스틸 씨는 아프리카 보츠와나의 야생동물 보호구역에서 촬영하던 중 이 흥미로운 광경을 목격했습니다.
공개된 사진 속에는 한 원숭이가 쓰러진 동료의 얼굴에 몸을 숙이고 손을 대고 있는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William Steel
사진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원숭이가 동료의 입 주변이나 머리 부분을 두 손으로 만지는 모습이 마치 인공호흡이나 흉부 압박을 하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러나 이 장면의 진짜 목적은 구명 활동이 아닌, 가장 흔한 영장류의 사회적 행동이었습니다.
이 장면의 대반전은 바로 '털 고르기' 행위였다는 것입니다. 누워있는 원숭이는 암컷으로, 다가온 수컷 원숭이가 관심을 표현하고 사회적 유대감을 형성하기 위해 털을 골라주고 있었던 것입니다.
William Steel
사진을 찍은 스틸 작가에 따르면, 원숭이들은 이 털 고르기 행동을 통해 무리 내의 긴장을 완화하고 신뢰를 쌓습니다.
이러한 털 고르기 행위는 단순히 친목을 다지는 것을 넘어, 때로는 다치거나 병든 동료를 돌보는 보살핌의 행위로까지 발전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한편, 사진 속 주인공들은 긴꼬리원숭이과에 속하는 버빗원숭이로 알려졌으며, 주로 아프리카 대륙의 에티오피아, 소말리아, 수단 등의 지역에 널리 서식하고 있습니다.
William Steel
이러한 상황에 대해 동물 행동 전문가들은 "인간이 생각하는 방식대로 영장류가 '심폐소생술'과 같은 고차원적인 구명 행위를 하기는 어렵지만, 털 고르기 행동이 때때로 부상당하거나 아픈 개체를 향한 돌봄과 위로의 행위로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분석했습니다.
즉, 이는 원숭이의 강력한 사회적 결속력과 공감 능력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이지, 인간의 의료 행위를 따라 한 것은 아니라는 설명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