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현지 시각) 호주 서부 샤크베이에서 하늘이 온통 붉은 빛으로 물드는 현상이 나타났다./샤크베이 캐러번 공원 페이스북
마치 재난 영화의 한 장면처럼 온 세상이 붉게 물든 비현실적인 풍경이 호주에서 포착되어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습니다. 푸른 하늘 대신 핏빛 장막이 드리워진 듯한 이 기이한 현상은 자연이 만들어낸 거대한 먼지 폭풍의 결과였습니다.
현지시간으로 30일, CNN과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27일 서호주 샤크베이 지역 일대의 하늘이 강렬한 붉은색으로 변하는 진귀한 현상이 관측되었습니다. 당시 현장에 있던 주민들이 촬영한 영상에는 강한 바람과 함께 온통 빨갛게 변해버린 마을의 모습이 담겨 있으며, 현지인들은 "믿기 어려울 정도로 섬뜩하고 모든 것이 먼지로 뒤덮였다"며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 현상의 원인으로 열대성 사이클론 '나렐'을 지목했습니다. 나렐이 몰고 온 강력한 바람이 인근의 건조한 사막 지대를 지나면서 대기 중으로 엄청난 양의 붉은 흙먼지를 비상시켰고, 흙 속에 포함된 철분 성분이 햇빛과 만나 산란 과정을 거치며 하늘을 붉게 물들인 것입니다.
미국 폭스 기상예보센터는 파장이 긴 붉은색과 주황색 계열의 빛이 두꺼운 먼지층을 통과하면서 파장이 짧은 푸른색보다 우리 눈에 더 강하게 인식된 결과라고 설명했습니다. 텍사스대 톰 길 교수는 "열대성 저기압은 보통 비를 동반해 먼지 폭풍을 일으키는 경우가 드문데, 이번에는 강풍과 건조한 지표면이라는 조건이 결합해 보기 드문 '완벽한 조합'의 기현상을 만들어냈다"고 분석했습니다.
다행히 이 공포스러운 '핏빛 하늘'은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호주 기상 당국과 현지 공원 측은 약 48시간 만에 하늘이 본래의 맑은 색을 되찾았다고 밝혔습니다. 주민들은 안도하면서도 여전히 마을 곳곳에 쌓인 붉은 먼지를 씻어내며 자연의 경이로움과 무서움을 동시에 실감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