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상 입어서 다친 자기 돌봐준 고양이 안 보이자 밥도 안 먹고 '목놓아' 오열한 사자

BY 애니멀플래닛팀
2021.09.05 09:20

애니멀플래닛(왼) This Bug's Life, (오) EBS '지식채널e'


'동물의 왕'이라고 불리는 사자는 대표적인 육식동물인데요. 보통 사자들은 사냥을 통해 육식을 하기 때문에 채식하고는 거리가 멀지만 여기 이 사자는 조금 특별했다고 합니다.


육식동물임에도 불구하고 종의 본능을 거부하고 우유 2리터, 익힌 곡물과 달걀 2개를 한끼 식사로 해결하며 살아온 암사자 리틀 타이크(Little Tyke)의 이야기를 들려드릴까 하는데요.


사연은 이렇습니다. 1940~1950년대에 미국 워싱턴주 히든밸리라는 한 목장에는 특이한 사자 한마리가 살았습니다.


채식하는 사자 리틀 타이크는 채식을 한 탓인지 사람들은 물론 목장 동물들과 서스럼없이 친구처럼 지냈다고 합니다. 사실 녀석은 동물원에서 태어나자마자 어미한테 버려진 사자였죠.


애니멀플래닛EBS '지식채널e'


리틀 타이크를 돌보게 된 조지 웨스트부(Georges Westbeau)와 마가렛 웨스트부(Margaret Westbeau) 부부는 고기를 먹지 않으면 죽을 거라는 생각에 부단히 육식을 시키려고 노력했지만 헛탕치기 일쑤.


우유에 피를 섞어서 챙겨줘도 거부했고 결국 평생 동안 피 한방울 조차 목으로 넘어가는 것을 용납하지 않았다고 하는데요.


심지어 고기 냄새가 나는 음식은 모두 토해내기까지 했는데요. 반면 다른 동물들과 친구로 지냈다고 합니다.


새끼 양과 함께 산책하는 것을 좋아했고 당나귀, 병아리를 자식처럼 돌봤습니다. 다른 사자라면 먹잇감으로 보이는 동물들이 모두 리틀 타이크에게는 친구나 마찬가지였죠.


애니멀플래닛EBS '지식채널e'


그중 녀석이 제일 좋아하는 단짝 친구가 있었으니 고양이 핑키였습니다. 고양이 핑키는 리틀 타이크가 화상을 입어 다친 순간 그 누구보다 녀석을 돌봐줬었는데요.


행복은 오래갈 줄 알았지만 하늘은 야속하기만 했는데요. 하루는 누군가 고양이 핑키를 훔쳐가버렸습니다.


하루 아침 사이 친구가 사라지자 리틀 타이크는 밥도 먹지 않고 목놓아 울뿐이었습니다. 친구를 잃은 슬픔이 녀석에게는 너무도 큰 고통이었던 것.


동물학자들은 암사자 리틀 타이크의 모습을 보며 고등동물들은 주체적인 삶을 살며 인간과 비슷하게 기뻐하고 슬퍼할 줄 안다는 것을 확신하게 됩니다.


애니멀플래닛EBS '지식채널e'


이외에도 사자 리틀 타이크는 육식을 거부하고 다른 생명을 해치지 않았으며 함께 어울려 지내는 것을 좋아했다고 하는데요.


육식을 전혀 먹지 않은 초식 사자 리틀 타이크는 9살이 되던 해에 돌연 세상을 떠났습니다. 유명세로 TV쇼까지 출연하게 됐는데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아 악영향을 주고 말았죠.


채식하는 사자 리틀 타이크는 자신을 부모처럼 지극 정성으로 돌봐준 웨스트부 부부의 품에 안겨 마지막 울음을 토해내는 것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동안 우리가 알고 있는 사자에 대한 편견을 모두 산산조각으로 무너뜨린 사자 리틀 타이크. 부디 하늘나라에서도 아프지 말고 건강히 잘 지내고 있길 바래봅니다.

애니멀플래닛팀 [hooon@animalpla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