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되어 있지 않은 박스 사가려고 수량 맞게 키오스크에 '낱개 가격 30번' 찍어 계산한 어린이

BY 하명진 기자
2023.05.22 22:24

애니멀플래닛카드 개수 정확히 세고 일일이 터치해 계산한 어린이 모습 / MBC '뉴스데스크'


무인점포에서 한 어린이가 등록되어 있지 않은 상품 박스를 사가기 위해서 낱개 가격을 키오스크에 수십 번이나 찍어가며 제값을 다 내고 간 모습이 공개돼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지난 10일 방송된 MBC '뉴스데스크'에서는 충북 충주시 호암동의 한 무인점포 점주 이우림 씨와의 인터뷰가 보도됐는데요.


무인점포 점주 이우림 씨는 지난 5일과 6일 이틀 동안 어린이들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는 유명 캐릭터 카드를 사간 어린이들 모습이 찍힌 CCTV 영상을 공개한 것.


5일 찍힌 CCTV 영상에 따르면 무인점포 가게 안으로 들어온 한 어린이는 캐릭터 카드 2상자, 낱개로 총 60장을 집어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 어린이는 키오스크에 신용카드를 꽂아서 결제를 하는 척하더니 결제가 아닌 '취소' 버튼을 누르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애니멀플래닛카드 고르고 있는 어린이 모습 / MBC '뉴스데스크'


이 어린이는 5만원 어치의 카드를 자신의 옷에다가 감추고는 아무렇지 않은 척 태연하게 무인점포 가게를 떠났습니다.


다만 무인점포 점주는 결제하는 척만 하고 물건을 훔쳐간 이 어린이에 대해 신고를 하지 않았습니다. 어린 아이였기 때문이었죠.


다음날인 6일에는 다른 어린이 2명이 캐릭터 카드를 들고 키오스크 앞에서 계산을 하려고 했습니다. 전날 도난 당했던 바로 그 카드 제품이었습니다.


보통 낱개로 팔기 때문에 상자에는 가격표가 붙어 있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무인점포 점주는 상자째 사 가는 경우가 많지 않아 상품 등록을 하지 않은 상태였는데요.


6일 무인점포 가게 안에 들어온 이 아이는 개봉된 다른 상자에 카드가 전부 몇 개 들어있는지 일일이 확인하기 시작했습니다.


카드 개수 정확히 세고 일일이 터치해 계산한 어린이 모습 / MBC '뉴스데스크'


그리고는 그중 한 개를 들고 계산대 키오스크 화면 앞에서 손으로 계속해서 눌렀죠. 30개 들이 상자를 사가기 위해서 수량에 맞춰 낱개 가격을 30번 연속으로 찍은 것.


계산을 마친 이 아이는 계산에 사용한 낱개 제품도 제자리에 돌려놓았는데요. 계산했을 당시 점포 안에는 아이 친구 이외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주변 따위는 신경 쓰지 않고 양심 있게 제대로 계산한 것이었습니다. 3년 동안 무인점포 가게를 운영해오면서 절도사건만 수십건을 겪었다는 점주.


CCTV 영상을 확인한 점주는 당연한 행동이지만 양심적인 어린이의 행동에 기특했고 감동 받았다고 하는데요. 어른들을 부끄럽게 만드는 어린이의 양심 있는 행동이었습니다.


무인점포 점주 이우림 씨는 MBC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저런 걸 보고) 어르신들도 좀 약간 부끄러움을 느꼈으면 좋겠어요"라며 "인성이 그런 애는 앞으로 뭘 해도 잘할 것 같아요"라고 말했습니다.


애니멀플래닛일일이 터치해 계산한 어린이 모습 / MBC '뉴스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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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명진 기자 [zipsa@animalpla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