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기다리는 안내견을 발로 찬 남성에게 시민들이 분노한 또 다른 이유

BY 하명진 기자
2025.07.27 09:24

애니멀플래닛新浪网


시각장애인의 곁을 묵묵히 지키는 충직한 동반자이자 눈이 되어주는 안내견. 


이 고마운 존재를 아무 이유 없이 괴롭히고, 이를 말리는 시민에게 욕설까지 퍼부은 한 남성의 이야기가 우리 사회에 큰 경종을 울리고 있습니다.


사건은 인파로 붐비는 중국 상하이의 한 지하철역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시각장애인 파트너와 함께 얌전히 열차를 기다리던 안내견에게 한 남성이 다가와 불필요한 접촉으로 괴롭히기 시작했습니다.


놀랍게도 안내견은 '주인에게 직접적인 위험이 가해지지 않는 한 돌발 행동을 하지 않는다'는 훈련에 따라, 남성의 성가신 행동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꿋꿋이 자리를 지켰습니다. 


이에 남성의 괴롭힘은 더욱 심해졌고, 급기야 그는 안내견의 뒷다리를 자신의 발로 툭툭 치는 명백한 학대 행위를 저질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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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 못한 한 시민이 그의 행동을 제지하자, 돌아온 것은 사과가 아닌 차마 입에 담기 힘든 욕설이었습니다.


이러한 행동이 극도로 위험한 이유는, 안내견의 침착함이 오랜 기간의 고된 훈련으로 완성된 결과물이기 때문입니다. 


안내견은 생후 7주부터 일반 가정에 위탁되어 사회성을 기르는 '퍼피워킹'을 거친 뒤, 장애물 회피, 위험 상황 판단 등 파트너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고도의 전문 훈련을 받습니다. 


이 모든 과정을 통과한 소수의 개만이 누군가의 눈이 될 자격을 얻는, 그야말로 특수한 임무를 수행하는 전문가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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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하네스(안내견 조끼)를 착용한 안내견을 만났을 때, 우리는 반드시 지켜야 할 약속이 있습니다. 


귀엽다고 만지거나, 이름을 부르거나, 허락 없이 음식을 주는 모든 행위는 안내견의 집중력을 순식간에 흩트려 시각장애인을 심각한 위험에 빠뜨릴 수 있습니다. 


우리의 사소하고 무심한 행동 하나가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하네스를 착용한 안내견은 '일하는 중'인 파트너입니다. 이들은 단순한 동물이 아닌 누군가의 눈이자 발이며, 세상을 향한 창문입니다. 


호기심의 대상이 아닌 존중의 시선으로, 이들의 안전한 보행을 묵묵히 지켜봐 주는 것이야말로 한 사람의 평범하고 소중한 일상을 지키는 성숙한 시민 의식일 것입니다.

하명진 기자 [zipsa@animalpla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