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챙겨주던 할머니가 돌아가신 줄도 모르고 매일 문방구에서 '하염없이' 기다린 유기견

BY 하명진 기자
2025.09.14 10:24

애니멀플래닛할머니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유기견의 모습 / NIrrutia


차가운 길 위에서 외로이 하루를 살아가던 유기견이 있었습니다. 이름도 없이 떠돌던 이 작은 생명에게 따뜻한 온기를 나누어 준 것은 한 문방구 할머니였습니다. 


할머니는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이 아이를 가족처럼 보살피셨습니다. 


약국을 운영하던 시절부터 문방구를 차린 뒤에도 매일같이 밥을 챙겨주고, 추운 날에는 따뜻한 손길로 쓰다듬어 주셨죠.


애니멀플래닛할머니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유기견의 모습 / NIrrutia


할머니의 사랑은 강아지에게 새로운 세상을 열어주었습니다. 녀석은 매일 아침 8시만 되면 할머니의 집 앞으로 달려가 문을 여는 할머니를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마치 제 집 드나들 듯 할머니와 함께 문방구로 출근하고, 해가 질 무렵에는 할머니를 집까지 바래다주는 충직한 동반자가 되었습니다. 


할머니는 이미 집에서 다른 강아지를 키우고 계셨기에 녀석을 정식으로 입양할 수는 없었지만, 지인들에게 부탁해 잠자리를 마련해 주실 정도로 녀석을 향한 마음은 애틋했습니다. 


녀석에게 할머니는 세상 전부이자 유일한 가족이었습니다.


애니멀플래닛할머니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유기견의 모습 / NIrrutia


하지만 행복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어느 날, 할머니께서 갑작스러운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녀석은 그 사실을 알 리 없었습니다. 그저 늘 그랬던 것처럼 아침 8시에 할머니 집 앞에 찾아갔지만, 문은 굳게 닫혀있었습니다. 


그래도 녀석은 할머니가 곧 나오실 거라 믿고, 밥을 챙겨주시던 문방구 앞까지 찾아가 하염없이 기다렸습니다.


애니멀플래닛할머니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유기견의 모습 / NIrrutia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는 날에도 녀석은 매일같이 할머니의 집과 문방구 앞을 오가며 자리를 지켰습니다. 


하염없이 닫힌 문만 바라보는 녀석의 모습은 보는 이들의 마음을 찢어지게 만들었습니다. 


사람들은 녀석을 안타까워하며 밥을 챙겨주었지만, 녀석의 눈은 오직 할머니를 찾는 애처로움으로 가득했습니다.


애니멀플래닛할머니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유기견의 모습 / NIrrutia


이 가슴 아픈 사연은 뒤늦게 이웃들의 제보로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녀석의 변치 않는 기다림은 "사람은 배신해도 강아지는 배신하지 않는다"는 말을 다시금 떠올리게 합니다. 


사랑을 받았던 그 순간을 잊지 못하고, 세상 모든 것을 잃은 채 슬픔과 그리움 속에서 홀로 할머니를 기다리는 녀석의 모습은 많은 사람들의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부디 녀석의 기다림이 헛되지 않도록, 따뜻한 새 가족을 만나 아픔을 딛고 다시 행복해질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하명진 기자 [zipsa@animalpla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