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날았다"...나무에 매달려 있는 박쥐 잡아먹기 위해 악어가 한 놀라운 행동

BY 하명진 기자
2025.09.19 14:47

애니멀플래닛물 위로 솟구쳐서 날아오르는 악어의 생각지 못한 모습 / WOA


악어 하면 흔히 거대한 몸집과 날카로운 이빨을 떠올리게 됩니다. 강가나 습지에서 묵직하게 헤엄치는 모습에 익숙하다 보니, 악어가 하늘을 향해 몸을 던지는 모습은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곳 호주 강변에서는 그 불가능이 현실이 됩니다.


강물 위 나뭇가지에 매달려 쉬고 있는 박쥐 무리가 있었습니다. 그들을 물끄러미 지켜보는 악어 한 마리. 박쥐는 하늘을 자유롭게 날아다니지만 악어에게는 날개가 없습니다. 


그러나 악어는 조용히 수면 아래서 사냥할 기회를 노리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때가 오자,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애니멀플래닛물속에서 얼굴 살짝 내밀고 목표물 예의주시하는 악어의 모습 / WOA


악어는 강력한 꼬리를 이용해 온몸을 추진체 삼아 맹렬하게 물 위로 솟구쳐 올랐습니다. 자신의 거대한 몸이 중력을 거스르는 듯, 잠시나마 공중에 머물렀습니다. 


녀석은 입을 크게 벌려 나뭇가지의 박쥐를 겨냥했고, 단 한 번의 시도로 목표물을 낚아챘습니다. 


모든 것은 순식간에 일어났고, 박쥐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깨닫기도 전에 악어의 먹이가 되고 말았습니다.


평소 관찰하기 힘든 악어의 사냥 기술은, 이들이 가진 잠재력이 얼마나 놀라운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드는 순간이었습니다.



물 위로 솟구쳐서 날아오르는 악어의 생각지 못한 모습 / WOA


동물학자들에 따르면, 악어는 실제로 물 위로 솟구쳐 오르는 능력이 있습니다. 


이는 '날아오르는 비행'이라기보다는 강력한 '점프'에 가깝습니다. 악어는 매우 강한 꼬리를 물속에서 흔들어 추진력을 얻고, 그 힘으로 물 밖으로 몸의 최대 2/3까지 뛰어오를 수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점프는 주로 물가에 있는 새나 작은 포유류를 사냥할 때 사용됩니다.


애니멀플래닛목표물 향해 물속에서 솟구쳐서 튀어오르는 악어의 모습 / WOA


애니멀플래닛꼬리 힘차게 흔들어 보이며 추진력 더하는 악어의 모습 / WOA


또한, 악어는 나무도 탑니다. 미국 테네시 대학 연구원인 블라디미르 디네츠(Vladimir Dinets)는 악어들이 몸의 크기와는 무관하게 나무를 타는 모습을 여러 차례 관찰했다고 밝혔습니다. 


악어는 햇볕을 쬐어 체온을 조절하거나, 주변을 살피고 자신의 영역을 지키기 위해 나무에 오르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처럼 악어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다양하고 신비로운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명진 기자 [zipsa@animalpla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