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어가 쫓아오는 줄도 모르고 수영하는 치타에게 일어난 '0.1초의 놀라운 순간'

BY 하명진 기자
2025.09.26 13:57

애니멀플래닛@Rendi_goodboys


고요하게 흐르는 강물 위에서, 세상에서 가장 빠른 육상 동물인 치타들에게 믿을 수 없는 일촉즉발의 위기가 찾아왔습니다. 


단 0.1초의 찰나에 운명이 갈릴 수 있었던 이 장면은 야생의 잔혹함과 극적인 생존을 동시에 보여주며 심장을 멎게 합니다.


두 마리의 치타가 강 건너편 육지를 향해 조심스럽게 물가로 접근했습니다. 강을 건너기로 결심한 듯, 잠시 후 두 마리는 망설임 없이 멋진 다이빙 솜씨로 흙탕물 속으로 뛰어들었습니다. 


그들은 날렵한 몸을 놀려 열심히 헤엄치기 시작했고, 오직 반대편 육지에 닿아야 한다는 목표만을 향해 나아갔습니다.


애니멀플래닛@Rendi_goodboys


애니멀플래닛@Rendi_goodboys


그러나 바로 이 순간, 치타들이 전혀 예상하지 못한 냉혹한 포식자가 그들의 뒤를 바짝 쫓아오고 있었습니다. 악어였습니다. 


악어는 수면 위로 눈과 코만 내놓은 채, 조용하고 무섭게 치타들을 향해 거리를 좁혀왔습니다. 


아무리 육상에서 최고 속도를 자랑하는 치타라 할지라도, 물속에서는 악어의 상대가 되지 못합니다. 자칫 잘못하면 악어의 강력한 턱에 그대로 잡아 먹힐 순간이었습니다.


애니멀플래닛@Rendi_goodboys


더욱 안타까운 것은, 치타들은 자신의 바로 뒤에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낌새채지 못하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만약 뒤에 악어가 있다는 사실을 알았더라면 필사적으로 속도를 더 냈을 테지만, 그들은 평온한 수영을 이어갔습니다.


악어는 치타들의 뒷발 바로 뒤까지 쫓아와 사냥을 위한 마지막 발차기를 준비하는 듯했습니다.


애니멀플래닛@Rendi_goodboys


바로 그때, 기적과 같은 찰나의 순간이 벌어졌습니다. 필사적으로 헤엄치던 치타들이 악어의 이빨이 닿기 직전, 간발의 차이로 육지에 도달했습니다. 


두 마리가 차례로 땅을 밟고 벌떡 일어서는 순간, 악어는 추격을 멈추고 물속으로 가라앉았습니다. 육지 위에서 악어는 나약한 존재로 전락하고 말았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0.1초의 짧은 순간이 치타들의 생사를 갈라놓았으며, 이들은 지독하게도 운이 좋았던 것입니다.


치타는 육상에서 최고의 스피드를 위해 진화했기에, 일반적으로 사자나 재규어 등 다른 대형 고양이과 동물에 비해 물을 꺼리는 경향이 강하며 수영을 즐기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는 치타의 몸이 물에서의 효율적인 움직임보다는 빠른 속도에 최적화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애니멀플래닛@Rendi_goodboys


하지만 최근 관찰과 연구를 통해 치타가 필요할 때는 강력하게 수영한다는 사실이 확인되었습니다. 


케냐의 마사이 마라 국립 보호구역 등에서 홍수로 불어난 탈렉 강(Talek River)을 건너는 치타 무리가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치타들이 강을 건너는 이유는 주로 더 나은 사냥터를 찾아 영역을 확장하거나, 포식자들의 위협을 피해 도망치기 위한 생존 전략인 경우가 많습니다.


애니멀플래닛Wildlife Photographer of the Year)


2021년 '올해의 야생동물 사진 대회(Wildlife Photographer of the Year)'에 '위대한 수영(The Great Swim)'이라는 제목으로 치타들이 격류를 헤쳐나가는 사진이 출품되어 큰 화제가 되었습니다. 


이 사진을 촬영한 작가는 치타들이 급류에 휩쓸려 100미터가량 떠내려갔음에도 불구하고 무사히 강을 건넜다고 기록했습니다. 


치타는 물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생존이 걸린 상황에서는 뛰어난 운동 능력을 활용하여 강력한 추진력으로 강을 건널 수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로 남아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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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명진 기자 [zipsa@animalpla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