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새들 잡아먹히기 직전 0.1초만에 뱀 막아낸 어미새의 찰나의 순간

BY 하명진 기자
2025.10.04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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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스한 나무 처마 아래, 작은 둥지 속에서 갓 태어난 아기 새 세 마리가 세상의 위험을 모른 채 순진하게 입을 벌리고 있습니다. 


어미 새가 가져다줄 먹이를 기다리는 연약한 생명들 위로, 끔찍한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습니다. 바로 날카로운 비늘을 가진 한 마리의 뱀입니다.


길고 유연한 몸으로 처마 벽을 타고 내려온 뱀은, 둥지 입구의 구멍으로 미끄러지듯 머리를 들이밀고 있습니다. 


아기 새들은 무방비 상태였고, 뱀의 머리가 새까만 구멍을 지나 둥지 내부로 침투하기 직전, 모든 것이 끝날 것만 같은 절체절명의 0.1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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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그 찰나의 순간, 어둠 속에서 번개처럼 검은 형체가 날아들었습니다. 어미 새였습니다. 


아기들을 지키려는 강렬한 모성에 의해 본능적으로 움직인 어미 새는, 먹이를 물고 오던 평소의 모습과는 완전히 달랐습니다.


어미 새는 거대한 날개를 펼치고 작은 발로 둥지 옆 벽을 단단히 붙잡은 채, 날카로운 부리를 뱀의 머리를 향해 맹렬하게 내리꽂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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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의 머리가 아기 새들에게 닿기 바로 직전, 어미 새는 뱀의 머리 부분을 정확하게 물고 격렬하게 흔들며 침입을 막아섰습니다.


새까만 깃털의 어미 새와 차가운 비늘의 뱀이 좁은 둥지 앞에서 벌이는 치열한 생존을 건 사투는 보는 이의 숨을 멎게 합니다.


둥지 속 아기 새들은 여전히 입을 벌린 채 상황을 알지 못하고, 그 위에서 어미 새는 가공할 포식자를 상대로 결사적인 방어전을 펼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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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은 어미의 희생과 용기가 얼마나 위대한지를 보여주는 찰나의 기록입니다. 


자신의 생명을 걸고 위험에 맞서 가족을 지켜낸 어미 새의 숭고한 모습은, 야생의 세계가 가진 냉혹함 속에서도 피어나는 뜨거운 사랑의 힘을 깊이 깨닫게 해줍니다.

하명진 기자 [zipsa@animalpla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