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omas Whetten / Caters
'밀림의 왕'이라는 별명을 가진 사자가 사냥감으로 삼았던 얼룩말과의 치열한 싸움 끝에 예상치 못한 뒷발차기를 맞고 굴욕적인 순간을 남겼습니다.
지난 2011년, 영국 데일리메일 등 해외 주요 언론들은 사냥에 나섰다가 오히려 혼쭐이 난 숫사자의 모습이 포착되었다고 보도했습니다.
당시 아프리카 탄자니아 느고론고로(Ngorongoro) 지역을 관광 중이던 미국인 사진작가 **토마스 웨튼(Thomas Whetten)**은 평생 한 번 볼까 말까 한 사자의 굴욕적인 순간을 카메라에 담는 데 성공했습니다.
Thomas Whetten / Caters
공개된 사진에는 얼룩말을 덮쳐 허벅지를 물고 있던 사자가, 얼룩말이 반사적으로 힘껏 날린 뒷발에 얼굴을 가격 당하며 나동그라지는 모습이 생생하게 담겨 있습니다.
사연은 이러했습니다. 굶주림에 시달리던 사자는 드넓은 초원에서 한가롭게 풀을 뜯던 얼룩말을 목표로 정하고 사냥에 나섰습니다.
풀숲에 몸을 숨기고 기회를 엿보던 사자는 얼룩말이 방심한 틈을 노려 쏜살같이 달려들어 허벅지를 덮쳤습니다. 갑작스러운 맹수의 공격에 얼룩말은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듯 보였습니다.
Thomas Whetten / Caters
Thomas Whetten / Caters
하지만 사냥의 결과는 마지막까지 예측할 수 없는 법. 사자에게 허벅지를 물리는 부상을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얼룩말은 생존 본능을 발휘하며 필사적으로 저항했습니다.
얼룩말을 놓치지 않으려는 사자와 어떻게든 살아남으려는 얼룩말 사이에 치열한 몸싸움이 벌어졌습니다.
이때 얼룩말은 재빨리 뒷발을 이용해 사자의 턱 부분을 향해 있는 힘껏 가격했고, 이 공격은 사자에게 제대로 명중했습니다.
강력한 뒷발차기에 불의의 일격을 당한 사자는 순간적으로 얼룩말의 허벅지를 놓쳤을 뿐 아니라, 힘을 잃고 균형을 잃으며 바닥에 내동댕이쳐지는 수모를 겪었습니다.
사자와 얼룩말의 이 극적인 생존 경쟁은 토마스 웨튼의 카메라에 고스란히 기록되어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Thomas Whetten / Caters
얼룩말에게 한 방 제대로 얻어맞고 턱을 가격 당한 사자는 결국 사냥에 실패하고, 도망치는 얼룩말의 뒤를 쫓다가 진흙탕에 처박히는 굴욕까지 겪고 말았다고 합니다.
당시 이 장면을 지켜본 사진작가 웨튼은 "마치 영화 '마다가스카'에 나오는 겁쟁이 사자 알렉스가 연상되어 웃음이 터져 나왔다"면서도, "굶주린 사자에게는 안타까운 상황이었지만, 사지에 몰린 얼룩말의 기지에 응원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고 당시의 소감을 전했습니다.
사냥에 나섰다가 오히려 사냥감에게 반격을 당하며 인생 최대의 굴욕적인 모습을 남긴 밀림의 왕, 과연 이날의 쓰라린 경험을 잊지 않고 있을지 궁금증을 자아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