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rvin_mdluli
아프리카 사파리의 붉은 흙길, 한낮의 열기가 잠시 식어가는 시간입니다. 이 평화로운 오솔길 중앙에는 밀림의 왕으로 불리는 수사자 두 마리가 느긋하게 휴식을 취하고 있었습니다.
검은 갈기를 휘날리는 늠름한 수컷들은 길을 완전히 점거한 채, 세상 부러울 것 없는 여유로움을 만끽하는 듯 보입니다.
그런데, 사자들이 쉬고 있던 길의 저편, 짙은 덤불 사이로 거대한 그림자 두 개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냅니다. 바로 코뿔소 두 마리였습니다.
녀석들은 둔중하지만 멈추지 않는 걸음으로 길을 따라 정면으로 걸어오고 있었습니다. 마치 운명적인 만남처럼, 이 좁고 막다른 길목에서 아프리카의 두 거물이 마주하게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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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장면을 지켜보는 모든 이들은 곧 숨 막히는 대결이 펼쳐질 것을 예상했습니다. 아무리 코뿔소가 단단한 피부와 치명적인 뿔을 가졌다 한들, 밀림의 왕 사자가 자신의 영역을 침범한 상대를 순순히 용납할 리 없다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밀림의 왕'이라는 타이틀을 가진 사자가 과연 저 무지막지한 코뿔소에게 굴복할 것인가? 아니면 타고난 용맹함으로 맞서 싸울 것인가? 모두가 숨죽인 채 사자들의 다음 행동을 기다렸습니다.
코뿔소들이 거리를 좁혀오자, 누워있던 사자들 사이로 묘한 긴장감이 감돌기 시작합니다. 드디어 사자 한 마리가 벌떡 일어섭니다!
이제 곧 코뿔소를 향해 위협적인 포효를 내뱉거나 공격 자세를 취할 것이라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잠시 후 벌어진 상황은 그야말로 예상 밖의 황당한 반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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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선 사자는 코뿔소를 향해 전혀 저항하지 않고, 오히려 마치 "형님 오셨습니까" 하듯 고개를 숙이고는 길을 완전히 비켜주기 시작했습니다.
다른 한 마리도 서둘러 몸을 일으켜 위엄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모습으로, 질척한 흙길을 벗어나 길도 없는 옆쪽의 거친 풀숲으로 몸을 숨기듯 비집고 들어갔습니다.
사자들은 거구의 코뿔소들이 곁을 지나갈 때까지 시선을 피한 채 풀 속에 엎드려 기다렸고, 코뿔소들은 마치 사자들이 그곳에 없었다는 듯이 유유히 길을 가로질러 사라졌습니다.
위풍당당했던 밀림의 왕 사자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현실적인 생존 본능만이 남은 굴욕적인 결말이었습니다.
@Tervin_mdluli
야생동물 전문가들의 의견에 따르면, 이 영상의 결과는 지극히 현실적인 판단에 따른 것입니다. 코뿔소는 평균 2톤에 육박하는 엄청난 체중을 가졌으며, 그들의 두꺼운 피부는 사자의 발톱이나 이빨로 쉽게 관통하기 어렵습니다.
또한, 일단 분노하면 시속 50km 이상의 속도로 돌진하는 엄청난 파괴력을 가집니다. 사자는 보통 코뿔소처럼 크고 힘이 센 초식동물을 사냥감으로 삼지 않습니다.
사냥 성공률이 낮고, 자칫하면 치명적인 부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 경우 사자들의 '도피'는 용기 없음을 넘어선 '현명함'의 표현입니다.
싸우지 않고 무사히 생존하는 것이 왕으로서의 위엄을 지키는 것보다 훨씬 중요한 야생의 철칙인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