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코끼리를 공격하는 사자와 사자떼를 막는 어른 코끼리들 James Gifford / Caters
광활한 초원에서 먹잇감을 찾던 배고픈 암사자들의 눈에 코끼리 무리에서 잠시 뒤처진 아기 코끼리 한 마리가 포착되었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아기 코끼리는 앞서가는 가족들을 따라 열심히 걷고 있었고, 암사자들은 몸을 숨긴 채 녀석이 약점을 보일 때까지 끈기 있게 기다렸습니다.
무리와 떨어져 사자 무리의 사냥 목표가 된 아기 코끼리. 이 위험천만한 순간을 목격한 어른 코끼리들은 과연 어떻게 반응했을까요?
아기 코끼리를 쫓는 사자 James Gifford / Caters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굶주린 암사자들에게 공격받던 아기 코끼리를 구하기 위해 어른 코끼리들이 마치 성벽처럼 방어 진형을 펼친 감동적인 사진들을 소개한 바 있습니다.
당시 아프리카 보츠와나의 초베 국립공원을 방문했던 영국 사진작가 제임스 기포드(James Gifford) 님은 코끼리 사냥에 나선 암사자 무리를 우연히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두 마리의 암사자는 코끼리 가족 뒤를 조용히 쫓으며 먹잇감이 뒤처지기를 애타게 노리고 있었습니다.
아기 코끼리 사냥을 하는 사자들 James Gifford / Caters
마침내 아기 코끼리 한 마리가 무리에서 조금 떨어지자, 암사자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달려들어 아기 코끼리를 에워싸고 압박하기 시작했습니다.
그중 한 암사자는 재빨리 아기 코끼리의 등 위로 올라타서 두꺼운 가죽을 뚫고 이빨을 박으려 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아기 코끼리 역시 덩치가 만만치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때, 멀리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코끼리 가족들이 위험을 감지했습니다. 어른 코끼리들은 지체 없이 아기 코끼리가 있는 곳으로 돌진했고, 재빠르게 아기 코끼리를 중심으로 둥글게 모여들면서 견고한 방어벽을 세웠습니다.
아기 코끼리를 보호하기위해 달려오는 어른 코끼리들 James Gifford / Caters
순식간에 아기 코끼리 주변에는 수십 미터에 달하는 든든한 보호막이 형성되었습니다.
굶주린 암사자 무리와 코끼리 무리 사이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지만, 결국 숫적으로나 위협적인 면에서 압도당한 암사자들은 사냥을 포기하고 쓸쓸히 현장을 떠나야만 했습니다.
제임스 기포드 님은 당시 상황에 대해 "암사자들이 코끼리를 사냥하는 장면을 직접 본 것은 처음이었습니다"라며, "하지만 아기 코끼리를 살리기 위해 힘을 합친 어른 코끼리들의 놀라운 협동심과 가족애에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라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아기 코끼리를 위해 보호막을 만든 어른 코끼리들 James Gifford / Caters
코끼리는 보통 여러 가족이 모여 30~40마리 정도의 큰 무리를 이루어 생활하며, 무리에 대한 애착이 매우 강한 동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로 포식자의 공격이 있을 때 서로를 보호하기 위해 힘을 모으거나 위험에 빠진 새끼를 구출하는 모습이 야생에서 자주 포착되곤 합니다.
힘을 합쳐 가족을 지켜낸 코끼리들의 모습이 오래도록 따뜻한 울림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