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다른 길에서 코끼리와 사자가 만나면 벌어지는 일

BY 하명진 기자
2025.10.29 13:07

애니멀플래닛@AfricanSafariChannel


고요한 아프리카의 수풀 속, 흙먼지 날리는 오솔길에 팽팽한 긴장감이 감돕니다. 마치 길을 점령이라도 한 듯, 여러 마리의 사자 무리가 길 한복판에 느긋하게 누워있습니다. 


그들을 향해 천천히, 하지만 단호하게 거대한 생명체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바로 압도적인 크기의 수컷 코끼리입니다.


이 평온함과 웅장함이 부딪치는 순간, 숨 막히는 침묵 속에 무언가 일어날 것만 같은 대치 상황이 연출됩니다. 


코끼리는 자신의 길을 막는 사자들을 향해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직진하고, 사자들은 묵직한 존재감 앞에서 미동도 하지 않는 듯 보입니다. 


양쪽 모두 상대방의 기세를 살피며 일촉즉발의 상황을 만들어냅니다. 코끼리의 커다란 귀가 활짝 펼쳐지며 위협적인 자세를 취하자, 상황은 더욱 팽팽해집니다.


애니멀플래닛@AfricanSafariChannel


하지만 이 긴장감은 오래가지 못합니다. 코끼리가 거리를 좁히자, 사자들 중 몇 마리가 마지못해 고개를 들고는 길의 가장자리로 물러나기 시작합니다. 


그 와중에도 몇몇 고집스러운 사자는 마지막까지 당당한 자세를 유지하며 코끼리에게 겁먹지 않았음을 보여주려 합니다. 


그러나 그들의 굳은 의지도 코끼리의 웅장한 진격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결국, 가장 용감했던 사자마저 자리에서 일어나 길을 비켜줍니다.


길은 코끼리에게 온전히 열리고, 코끼리는 의연하게 그 길을 지나갑니다. 사자들은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다시 길가에 엎드리지만, 승자는 명확하게 가려진 순간입니다.


애니멀플래닛@AfricanSafariChannel


실제로 아프리카 야생에서 수컷 코끼리와 사자 무리가 싸움을 벌일 경우, 일반적으로 코끼리가 우세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성체 아프리카 수컷 코끼리는 몸무게가 6톤(6,000kg)에 달하며, 이는 사자(약 120~190kg) 몇 마리를 합친 것보다 훨씬 무겁습니다. 


코끼리의 두꺼운 피부와 거대한 상아, 그리고 엄청난 돌진력은 사자의 공격을 무력화시키고 치명적인 타격을 입힐 수 있는 강력한 무기입니다.


애니멀플래닛@AfricanSafariChannel


전문가들은 사자 무리가 코끼리를 사냥하는 경우는 주로 어린 코끼리나 매우 쇠약해진 성체인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합니다. 


건장한 성체 수컷 코끼리는 사자 무리에게 너무 위험한 상대이기에, 사자들은 대부분 충돌을 피합니다. 


이처럼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사자 무리가 생존을 위해 코끼리와의 정면 대결을 피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이번 대치 상황 역시 사자들이 코끼리의 압도적인 힘과 존재감을 인정하고 충돌을 피한 현명한 결정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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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명진 기자 [zipsa@animalpla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