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진짜 왕인가?" 아프리카 초원 뒤흔든 두 형제의 피 튀는 왕좌 쟁탈전

BY 장영훈 기자
2025.10.29 21:12

애니멀플래닛왕이 되려면 형제도 적이다... 두 수사자의 장엄한 결투 순간 / Stephen Underwood


아프리카 케냐의 마사이마라 초원 한가운데서 두 마리의 거대한 수사자가 서로를 향해 으르렁거렸습니다.


하늘은 붉게 물들고 바람은 긴장을 실은 채 풀잎 사이를 스쳤죠. 그리고 다음 순간 거대한 포효와 함께 초원은 마치 지진이라도 난 듯 흔들렸는데요.


왕좌를 놓고 벌어진 진짜 사자왕의 결투가 시작된 것입니다.


애니멀플래닛왕이 되려면 형제도 적이다... 두 수사자의 장엄한 결투 순간 / Stephen Underwood


이번 장면은 미국 출신의 생물학자 스티븐 언더우드(Stephen Underwood)가 카메라에 포착한 것인데요.


그는 은퇴 후 매년 마사이마라를 찾아 야생의 생명력을 기록해온 열정적인 사진가입니다. 그날도 평소처럼 카메라를 들고 초원을 걷고 있었죠.


우연히 그는 두 수사자가 서로를 향해 접근하는 장면을 발견하게 됩니다. 처음엔 단순한 경계 싸움인 줄 알았지만 그들의 자세가 바뀌는 순간 상황은 돌이킬 수 없게 흘러갔는데요.


애니멀플래닛왕이 되려면 형제도 적이다... 두 수사자의 장엄한 결투 순간 / Stephen Underwood


첫번째 수사자는 다른 무리의 암사자와 함께 있었습니다. 하지만 두번째 수사자가 다가오며 위협적인 자세를 취하자 긴장감이 감돌았습니다.


눈빛이 마주친 순간 두 사자는 동시에 뛰어올라 서로의 목덜미를 물었죠. 날카로운 이빨이 번뜩이고 근육이 팽팽히 솟구쳤습니다.


거대한 발톱이 허공을 가르며 부딪치는 소리가 초원에 메아리쳤는데요. 한 사자가 다른 사자의 머리를 앞발로 눌러 땅에 밀어붙이자 먼지가 피어올랐습니다.


애니멀플래닛왕이 되려면 형제도 적이다... 두 수사자의 장엄한 결투 순간 / Stephen Underwood


잠시후 뒤집힌 사자가 힘껏 몸을 비틀어 상대의 목을 피해 도망쳤죠. 싸움은 길지 않았습니다. 불과 몇 분 사이 두 사자는 헐떡이며 거리를 두었는데요.


하지만 그 짧은 시간 동안 그들은 서로에게 자신의 의지를 충분히 증명했습니다. 놀랍게도 두 사자 모두 큰 부상 없이 싸움을 마쳤습니다.


그들의 싸움은 잔인했지만 동시에 규칙이 있었습니다. 왕좌를 두고 벌어진 결투였지만 서로의 생명을 끝내려 하지 않았던 것. 이는 야생의 법칙 속에서도 질서가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장면이었습니다.


애니멀플래닛왕이 되려면 형제도 적이다... 두 수사자의 장엄한 결투 순간 / Stephen Underwood


스티븐 언더우드는 "두 사자는 아마 형제였을 것이다"라며 "하지만 암사자를 차지하고 무리의 지배권을 얻기 위한 싸움에서는 그 어떤 가족애도 통하지 않았다"라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수사자들의 세계에서 왕좌는 곧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입니다. 지배권을 잃은 사자는 무리에서 쫓겨나고 다시는 짝을 얻지 못한 채 초원을 떠돌게 되는데요.


이번 사진이 공개되자 전 세계 사람들은 "리얼 라이온킹 같다", "자연의 법칙은 잔혹하면서도 아름답다"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애니멀플래닛왕이 되려면 형제도 적이다... 두 수사자의 장엄한 결투 순간 / Stephen Underwood


초원에서 매일같이 일어나는 생존의 싸움이지만 이렇게 생생히 담긴 장면은 흔치 않는데요.


결국 두 사자는 서로를 인정한 듯 한동안 멀찍이 떨어져 앉았습니다.


그들의 숨결은 거칠었지만 눈빛엔 이상한 평온이 깃들어 있었습니다. 왕좌는 결국 하나뿐이지만 그날 초원 위엔 두 마리 모두 '진짜 왕'으로 남았습니다.


애니멀플래닛왕이 되려면 형제도 적이다... 두 수사자의 장엄한 결투 순간 / Stephen Underwood

장영훈 기자 [hooon@animalpla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