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 언니 물속으로 끌고 간 악어와 '맨주먹'으로 사투 벌인 동생의 결말

BY 하명진 기자
2025.11.04 12:59

애니멀플래닛쌍둥이 자매 모습과 악어 자료 사진 / (왼) BBC, (오) pixabay


여행 중이던 언니를 낚아채 물속으로 끌고 가던 악어와 맨주먹으로 용감하게 맞서 싸워 언니를 구출해낸 여동생의 감동적인 사연이 전해졌습니다. 


필사적인 사투 끝에 언니를 구해낸 이 여동생은 이후 영국 왕실에서 수여하는 영예로운 의인상을 받게 되어 화제를 모았습니다.


영국 공영방송 BBC의 보도에 따르면, 용감한 행동으로 '국왕의 용맹 메달(King's Gallantry Medal)' 수상자로 선정된 주인공은 버크셔 샌드허스트에 거주하는 쌍둥이 자매 중 동생인 조지아 로리(Georgia Laurie) 씨입니다. 


'국왕의 용맹 메달'은 영국 왕실에서 의로운 행동을 한 민간인에게 수여하는 최고의 의인상 중 하나입니다.


애니멀플래닛영국 왕실 의인상 수상하게 된 동생과 쌍둥이 언니 모습 / BBC


사건은 지난 2021년 6월, 쌍둥이 자매 멜리사 로리(Melissa Laurie)와 조지아 로리 씨가 멕시코 푸에르토 에스콘디도 근처의 동물 보호구역을 여행하던 중에 발생했습니다. 


거북이를 보기 위해 한 석호(潟湖, Lagoon)를 찾았던 자매는 그곳에서 수영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그때 동생 조지아 씨는 갑자기 언니 멜리사 씨가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고 물속으로 잠수했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한 악어가 자신의 쌍둥이 언니 멜리사 씨를 낚아채 깊은 물속으로 끌고 가는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갑작스러운 공격에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하고 끌려가는 언니를 본 조지아 씨는 오직 언니를 구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그녀는 지체 없이 악어에게 달려들어 맨주먹으로 악어의 안면부를 세차게 때리며 필사적인 사투를 벌였습니다.


애니멀플래닛악어 자료 사진 / pixabay


예상치 못한 공격을 받은 악어는 놀라 입에 물고 있던 언니 멜리사 씨를 놓아주었고, 조지아 씨는 서둘러 언니를 끌고 호수 밖으로 나올 수 있었습니다.


악어에게 물린 언니 멜리사 씨는 복부와 팔다리에 중상을 입었고 패혈증까지 겪었으나, 다행히 집중적인 치료를 받고 건강을 회복할 수 있었습니다.


맨손으로 악어와 맞서 언니의 생명을 구한 동생 조지아 씨는 왕실 의인상 수상 소식에 "영광스럽고 크게 놀랐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특히 그녀는 "정말 놀라운 것은 멜리사의 용기"라며, "언니가 계속 싸울 수 있도록 나에게 힘을 불어넣어 줬다. 


언니 없이는 해내지 못했을 일"이라며 언니에게 공을 돌리는 겸손함을 보였습니다. 


현재 쌍둥이 자매는 이 경험을 통해 생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극복을 돕는 자선단체를 위한 모금 활동을 준비 중이며, 오는 8월에는 템스강에서 마라톤에 도전할 예정이라는 훈훈한 소식도 전해졌습니다.

하명진 기자 [zipsa@animalplanet.co.kr]